지구의 중력 지도. 빨간색은 중력이 더 큰 영역을 나타내고 파란색은 중력이 덜 작용하는 영역을 나타낸다. 과학 등급의 양자 중력 그래디오미터는 언젠가 전례 없는 정확도로 이와 같은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이미지 크레디트: NASA
[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NASA가 우주에서 지구 중력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양자 센서를 선보인다. 'QGGPf(Quantum Gravity Gradiometer Pathfinder)'로 명명된 이 임무는 양자 물리학의 힘을 활용해 지하수, 광물 자원, 지각 이동 등 지구 내부의 숨은 역학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NASA 지구과학기술국(ESTO)의 지원으로 추진되는 QGGPf는 2030년 이전 첫 우주 비행을 목표로 하며, 이는 양자 중력 그래디오미터가 실제 궤도에서 작동하는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될 전망이다.
보이지 않는 힘, 중력을 양자 기술로 감지하다
지구의 중력은 항상 일정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지표 아래의 지하수 이동, 지각 활동, 빙하의 해빙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미세하게 변동한다. 이러한 중력 차이는 지하에 숨겨진 대수층, 광물 매장지, 석유 자원 등 우리가 관측할 수 없는 구조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단서가 된다.
기존 중력 관측 장비는 다중 위성 시스템에 의존하며 부피가 크고 정밀도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반해 QGGPf는 하나의 독립 장비로서 훨씬 높은 정밀도와 민감도로 지구의 중력장을 감지할 수 있다.
QGGPf의 원리: 냉각 원자로 중력 ‘차이’를 본다
QGGPf는 절대 영도(−273°C)에 가까운 온도로 냉각된 루비듐 원자의 두 구름을 사용한다. 이 원자들은 극저온에서 파동처럼 행동하며, 중력장 내에서 서로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된다.
두 원자 구름을 자유 낙하시키면서 그 사이의 아주 미세한 가속도 차이를 측정하면, 과학자들은 지구 중력의 미묘한 변화, 즉 지하 질량 분포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이는 곧 수자원, 자원 매장지, 지질학적 구조 변화에 대한 실시간 정보로 연결된다.
초소형·초정밀 센서, 우주 환경에 최적화
QGGPf는 약 0.3입방야드(약 0.23㎥) 크기, 275파운드(약 125kg)의 무게로 이전 중력 관측 장비에 비해 훨씬 작고 가볍다. 하지만 그 성능은 기존 시스템을 능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예비 분석에 따르면 최대 10배 이상 민감한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자를 측정 질량으로 활용하면 기계 센서에 비해 일관성 있고 외부 환경 간섭에 강해, 장기간 우주 관측에 매우 적합하다.
다학제 협력과 우주 과학의 미래
이번 QGGPf 프로젝트는 NASA와 민간 양자 기술 기업(AOSense, Infleqtion, Vector Atomic)의 협력을 통해 진행된다. 특히 NASA 고다드 우주 비행센터는 정밀 레이저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양자 물리학을 우주과학에 적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NASA는 QGGPf의 성공을 통해 향후 화성, 달, 유로파 등 다른 행성이나 위성의 내부 구조를 탐사하고, 우주 공간의 미세한 중력 변화 또는 이국적인 물리 현상을 감지하는 새로운 임무로 확장할 계획이다.
결론: 중력과 양자의 만남, 지구를 꿰뚫어보다
QGGPf는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양자 기술과 중력 과학의 융합이 어떻게 지구 관측, 자원 관리, 기후 과학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양자 중력 센서가 궤도에서 활약하는 날, 인류는 보이지 않던 지구 내부의 움직임을 새로운 눈으로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