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규훈 기자] 국내 생분해 플라스틱 기술이 산업용 고온 환경의 한계를 넘어 일상 자연환경으로 눈을 돌렸다.
(주)BADP코리아가 국내 최초로 ‘상온 일반토양 생분해’ 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하며, 실생활에서 실제로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번 인증은 고온 산업퇴비화 중심의 기존 체계를 25℃ 일반 토양 조건으로 확장한 성과로, 생분해 소재 기술에 있어 대한민국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주)BADP코리아(대표 고신성)는 지난 3일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상온 일반토양 생분해 시험(EL724, ISO17556)’을 국내 최초로 통과하고 환경부로부터 생분해 플라스틱 환경표지 인증을 공식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 시험은 기존 산업용 고온 조건(58℃ 이상) 대신, 일상적인 자연 환경(20~25℃ 일반 토양)에서도 분해 가능함을 입증한 것으로, 플라스틱 생분해 인증 기준의 실질적 전환을 예고한다.
환경부는 2024년 말 고온 산업퇴비화 기준을 종료하고, 2028년까지 유예 기간을 둘 예정이지만, BADP코리아는 이보다 앞서 상온 조건을 충족함으로써 현실적인 생분해 기술을 선제 확보했다. 이로써 국내외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
BADP코리아는 기존 PLA(폴리락트산)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생분해 신소재 ‘고강도 PBAT(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텔레프탈레이트)’ 개발에도 성공했다. 기존 PLA는 고온 조건에서만 분해되고 내구성과 내열성이 떨어지는 데 비해, 새롭게 개발된 PBAT 소재는 상온 일반토양에서 2년 이내 90% 이상 분해가 가능하며, 물성도 우수해 포장재, 필름, 일회용품 등 범용 플라스틱 시장에서의 대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제사회도 이 같은 기술 전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대만 환경보호청은 PLA 용기의 환경 유해성을 이유로 사용을 제한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역시 PLA의 실질 분해 어려움과 재활용 저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BADP코리아의 기술은 퇴비화 설비 없이도 분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제적 신뢰도를 획득하고 있다.
BADP코리아는 이 PBAT 소재 외에도 PE, PP, PS, PVC, PET 등 석유화학계 플라스틱에 BADP 효소를 생산단계에서 첨가함으로써, 폐기 후 외부 환경 조건에 따라 미세플라스틱 없이 완전 분해가 가능한 기술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재활용 공정과 호환이 가능해 수거부터 폐기까지 ‘순환경제’ 실현의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UN경제사회이사회 산하 탄소중립 실천 범국민운동본부 김경빈 사무국장은 “국내의 이번 상온 생분해 인증은 기존 고온 기반의 생분해 인증을 개선하는 흐름이며, 국제 정책 변화에도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BADP코리아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국내외 대형 유통사와의 친환경 포장재 공급망 구축, 국책·민간 연구과제 수주, 적용품목 확대 R&D를 추진 중이다. 향후 플라스틱 생분해 인증체계 구축, 탄소 감축, 순환경제 실현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을 선도하는 글로벌 바이오소재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