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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김규훈 기자] 유럽연합이 원자력 발전의 미래에 베팅하며, 2050년까지 약 2,410억 유로(약 351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지난 16일 발표한 '원자력 예시 프로그램(PINC)' 제8차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과 차세대 원전 도입을 통한 유럽 에너지 시스템의 탈탄소화와 안정성 확보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번 로드맵은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 첨단모듈형원자로(AMR), 마이크로 원자로, 핵융합 등 혁신기술 중심으로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며, 유럽의 에너지 주권 강화를 위한 기술 독립과 안전성 확보도 병행된다.

유럽은 2040년까지 전체 전력의 90% 이상을 탈탄소 전원에서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원자력은 풍력·태양광과 함께 전력망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보완할 전략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EU 원자력 설비용량은 98GWe(2025년 기준)에서 109GWe(2050년)로 점진적 증가가 전망되며, 간헐적 재생에너지원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댄 요르겐센(Dan Jørgensen) EU 에너지 집행위원은 “진정한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모든 제로·저탄소 기술이 필요하며, 원자력은 그 중심에 있다”며 “EU는 강력한 안전 기준과 책임 있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를 통해 이 산업에서 세계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PINC는 인프라 확충 외에도 원자력 인력 재교육, 청년 인재 유입, 원자력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등 미래 핵심 인재 양성 전략을 병행해 혁신 역량을 지속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U는 SMR 및 AMR 등 소형화·모듈화된 원자로 기술을 중심으로 조기 시장 진입을 도모하며, 궁극적으로는 핵융합 상용화까지 단계적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위원회는 유럽경제사회위원회(ESC)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 PINC 문서를 확정하고, 6월 16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에너지 이사회에서 회원국들과 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보고서는 원자력이 단지 환경적 선택지를 넘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글로벌 에너지 안보의 관점에서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각화된 연료 공급망 구축, 국제협력 확대, 규제 간소화를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EU가 원자력을 통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화석연료 의존에서의 탈피와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가속화다. 명확한 정책 방향과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원자력은 유럽의 에너지 미래를 떠받치는 핵심 축으로 재정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