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규훈 기자] 전기차(EV)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재활용 문제가 자동차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포르쉐가 고전압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며 미래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르쉐는 폐배터리에서 유용한 자원을 추출해 자사 전기차 신모델에 다시 활용하는 ‘배터리 순환경제’ 구축에 나섰다.
포르쉐는 최근 고전압 EV 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배터리 재활용 전 과정을 규모화하고, 새로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를 효율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포르쉐 이사회 멤버 바바라 프렝켈(Barbara Frenkel)은 “혁신적인 재활용 프로세스를 통해 불안정한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활용 과정은 세 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사용된 EV 배터리를 기계적으로 분쇄해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포함된 ‘블랙 매스(Black Mass)’라는 혼합물로 가공한다. 이후 이 혼합물에서 개별 금속을 분리·정제해 새로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원료로 활용하게 된다.
현재까지 포르쉐는 65톤 규모의 블랙 매스를 생산했다고 밝히며, 향후 해당 기술이 순환경제 모델을 선도하는 사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이 제시한 배터리 재활용 기준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리튬의 경우 2031년까지 80% 회수율을 달성해야 한다.
한편, 리튬이온 배터리에 포함된 금속 자원의 최대 95%가 재활용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와 달리, 현재 실제로 재활용되는 EV 배터리는 전체의 5%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포르쉐와 같은 기업의 선도적 행보가 이 격차를 줄이고, 자원 채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르쉐는 이번 시도를 통해 자동차 업계 전반에 새로운 재활용 모델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