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수소연구센터 이미지

[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한국 연구진이 전기화학적 수소 저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양성자 교환막(PEM)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수소연료전지차, 수소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에 적용돼 수소경제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개발된 PEM은 액체 유기 수소 운반체(LOHC) 기반 수소 저장 시스템에 최적화된 것으로, 기존 상용 제품인 과불화 폴리머 '나피온(Nafion)' 대비 톨루엔의 멤브레인 투과율을 60% 이상 감소시켰다. 동시에 수소화 과정의 패러다이 효율(paradiac efficiency)을 68.4%에서 72.8%로 끌어올렸다.

연구에 참여한 한국화학연구원(KRICT) 소순용 박사는 “멤브레인 기술은 전기화학적 수소 저장 시스템의 성능 병목 현상이자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다”며, “이번 개발은 실용성과 효율성의 한계를 극복한 중요한 돌파구”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SPAES라는 탄화수소 기반 고분자 소재를 적용해 친수성 도메인 크기를 약 2.1nm로 조정함으로써, 양성자의 이동 경로는 유지하면서도 톨루엔 분자의 확산성을 기존 대비 20배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장기 운전 시 전압 저하율도 40% 개선됐으며, 소재 자체의 기계적·화학적 안정성도 입증됐다.

전기화학적 수소 저장 방식은 고압 압축(100bar 이상)이나 극저온 액화(-252.9℃) 방식보다 안전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톨루엔의 멤브레인 침투와 수소 흡·탈착 속도 저하 등 기술적 한계가 상용화를 가로막아왔다.

한국정보통신기술연구원(KIIT)의 이영국 사장은 “이번 기술은 멤브레인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모두 개선한 사례로, 독립형 수소 저장 시스템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빠르면 2030년 전후로 상용화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수소 기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핵심 기반 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