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지역 기반의 에너지 커뮤니티가 유럽의 탈탄소화 전략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덴마크, 네덜란드, 폴란드 등지에서 진행된 EU Horizon 2020 프로젝트 SERENE과 SUSTENANCE는 시민 주도의 스마트 통합 에너지 시스템이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자율성, 그리드 안정성까지 달성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
4년간의 실증 사업은 지역 단위에서 운영되는 ‘에너지 섬’ 개념을 통해 그리드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재생에너지 생산, 저장, 소비를 실시간으로 조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민들은 단순한 소비자에서 에너지를 생산·저장하고 조절하는 '플렉시머(flexumer)'로 전환되며, 에너지 전환의 주체로 나섰다.
핵심 기술로는 커뮤니티 에너지 관리 시스템(CEMS), 스마트 EV 충전, 공동 열 펌프와 저온 난방망, 배터리 및 열 저장장치 등이 꼽힌다. 특히 덴마크에서는 태양광·일기예보·수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히트 펌프와 EV 충전을 조율하는 CEMS가 높은 효율을 입증했으며, 인도에서는 전력 인프라가 취약한 농촌 지역에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를 적용해 농업, 의료, 교육용 전력을 안정 공급했다.
프로젝트는 기술뿐 아니라 시민 참여와 사회 혁신의 중요성도 부각시켰다. 덴마크 스칸데르보르그에서는 주민 주도형 지역 난방 커뮤니티가 구성됐고, 네덜란드의 아르데후이젠 생태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시스템 공동 설계에 적극 참여하며 기술 혁신을 견인했다. 각 커뮤니티의 사회적 준비 수준(SRL)에 따라 맞춤형 접근 전략도 병행됐다.
시범 사례들은 유연한 에너지 제어 기술이 자가소비 극대화, 피크 부하 완화, 그리드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공동 설계된 EMS, 시각적 대시보드, 신뢰 기반의 소통이 시민 참여를 높이는 열쇠임을 입증했다.
SERENE과 SUSTENANCE는 단일 지역을 넘는 확산 가능성도 확인했다. Tier 5~7 단계의 에너지 자급자족 로드맵을 제시하며, 법적 유연성, 공유 인프라에 대한 재정 메커니즘, 시민 신뢰와 같은 구조적 조건이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제시됐다. 이 같은 지역 에너지 커뮤니티 모델은 탈탄소와 에너지 민주주의를 향한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