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유럽이 중장비 운송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핵심 인프라인 ‘고용량 수소 충전 기술’ 실증에 본격 착수한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EU 호라이즌(Horizon Europe) 프로그램이 지원하는 H2REF-DEMO 프로젝트가 2026년 실물 규모의 수소 충전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시간당 150kg급의 대용량 수소 압축·주입 기술을 현장에서 시험할 예정이다. 이는 향후 유럽 전역의 수소 모빌리티 확산과 REPowerEU 목표 달성의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 셔터스톡/샤르프신

유럽의 넷제로 전략은 ‘수소 기반 중장비 교통’ 인프라 확충이 성패를 좌우한다. 기존 기술로는 트럭·버스와 같은 고용량 차량의 수소 충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EU가 집중 투자하는 대표적 프로젝트가 바로 H2REF-DEMO(2023~2026)이다.

이 프로젝트는 프랑스 CETIM이 총괄하며, 유압 압축 기반의 초고속 충전 기술을 상업화 단계(TRL 7)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H2REF-DEMO가 개발 중인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성능을 지향한다.

시간당 150kg 수소 충전, 350MPa(350bar) 분사 압력, 일일 최대 1.2톤 수소 처리, 소비전력 3.5 kWh/kg 이하(기존 대비 대폭 개선) 등이다.

이는 기존 기계식 압축 방식 대비 효율성과 내구성에서 큰 도약으로 평가된다.

마지막 해에는 샹파니에(Champagné)의 HRS 시범 사이트에 실물 크기 프로토타입을 설치한다.

500시간 이상의 내구 시험, 1년 동안 실제 대형 트럭 충전 테스트가 예정돼 있으며 이를 통해 기술 준비 수준 TRL 7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 milestone은 실험실 단계의 혁신을 넘어 중장비용 상업 충전소 설계·배치로 직결되는 단계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 Innovation Radar는 H2REF-DEMO의 두 가지 혁신 요소를 ‘높은 시장성·빠른 상용화 가능성’으로 평가했다.

그중 하나가 직접 충전(direct filling) 기술로, 기존 단계적 압축 방식보다 효율적이고 비용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H2REF-DEMO는 승용차용 충전 기술을 개발했던 H2REF(2015–2019)의 후속 과제다.

이번에는 중장비 차량에 초점을 맞춘다.

중장비 운송 부문의 특징은 차량 1대당 충전 요구량이 수백 kg 단위, 충전 속도가 빠를수록 배송·운송 효율 증가, 배출량이 승용차 대비 훨씬 크기 때문에 탈탄소화 효과도 압도적 등이다.

EU는 이러한 이유로 수소를 중장비 차량 탈탄소화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으며, H2REF-DEMO는 그 병목이었던 고속·고용량 충전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H2REF-DEMO는 단순한 압축기 개발이 아니라 전체 충전 프로세스의 모듈화·신뢰성·내구성 향상에 초점을 둔다.

프로젝트 팀은 실증 전 단계에서 디지털 트윈 모델을 구축해 유량, 압력 손실, 온도, 운영 변수를 실시간 최적화하고, 시스템 구성 요소의 설계를 사전에 검증했다.

이는 상업용 HRS 구축에 필수적인 안전성·효율성·비용 절감을 확보하는 열쇠라는 평가다.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유럽은 중장비용 수소 충전 인프라에서 더 낮은 에너지 소비 (3.5kWh/kg 미만), 낮은 유지보수 비용, 모듈식 확산 모델 → 버스 차고·물류센터·고속도로 거점 적용 가능, Fit for 55·REPowerEU 목표 달성에 핵심 기여, PFAS 제거 → 지속가능 제조 기준 선도 등의 성과를 거두게 된다.

더 나아가, H2REF-DEMO는 유럽이 수소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프로젝트가 시연 단계에 접어들면서, 유럽은 중장비 운송 부문을 뒷받침할 확장성 있는 수소 충전 시스템 구축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H2REF-DEMO가 상업적 압축 기술을 표준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유럽 수소 경제의 기반을 다지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