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전기차(EV)의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리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경량화’가 부상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을 키우기보다 차량 질량을 줄여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의 핵심 기술 트렌드가 됐다.

차량 무게를 10% 줄이면 주행거리·연비가 6~8%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알루미늄-리튬 합금, 탄소섬유, 초고강도강 등 소재 혁신과 함께 기가캐스팅, 접착·레이저 접합기술, 복합소재 배터리 하우징 등 다양한 경량화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AI 기반 설계(generative design)와 디지털 트윈은 구조 부품을 최소 재료로 설계할 수 있게 하며, 3D 프린팅 복합 소재는 기존 금속 스탬핑보다 더 가볍고 단단한 구조 부품을 생산하는 데 기여한다.

배터리도 구조체 역할을 겸하는 ‘스트럭처럴 배터리’로 진화 중이다. 탄소섬유 배터리 쉘과 일체형 냉각·충격 보호층을 적용해 무게를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다만 탄소섬유 등 고급 소재는 여전히 비용·생산속도가 문제로, 자동차 업계는 ‘핫 스탬핑 강’ 등 저비용·고강도 대안 소재 개발과 폐쇄루프 재활용을 병행하고 있다.

현대차 등 주요 제조사는 초고강도 프레임으로 강성·안전성·경량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통합 설계로 전환하고 있으며, 향후 전고체 배터리와 결합해 EV 경량화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EV 경량화를 “금속을 덜 쓰는 기술이 아니라 효율을 엔지니어링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이라고 강조한다. 재료과학–AI 설계–첨단 제조가 결합하며, 미래 전기차는 더 가볍고 더 멀리 달리는 ‘완전 통합형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