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규훈 기자]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 본사를 둔 해양 엔지니어링 기업 Navalprogetti가 화석연료 중심의 해운 산업을 ‘수소 기술 중심의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하는 글로벌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1975년 설립 이후 석유·가스 산업에 특화된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해온 Navalprogetti는 최근 수소 기반 해상 추진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며, 해양 탈탄소화 전환의 핵심 기술 기업으로 부상했다.

Navalprogetti는 2012년 액화천연가스(LNG)를 활용한 저배출 연료 시스템을 선보이며 친환경 선박 기술 전환의 초석을 마련했다. 이후 2019년부터는 수소 기반 응용 기술 개발에 집중, 지역 연구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유럽 차원의 공공·민간 공동 연구로 확장시켰다.

이 같은 기술 전환은 전 세계 해운 산업이 ‘탈탄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본격화된 변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Navalprogetti는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 엔지니어링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 셔터스톡/오디오 및 서비스

■ sHYpS 프로젝트…“수소로 항해하는 크루즈선”

Navalprogetti의 대표적 혁신 사례는 sHYpS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대형 크루즈선에 수소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발전 시스템을 설계·적용하는 것으로, 2025년 Waterborne Awards에서 혁신 부문 1위를 수상하며 국제 해양 산업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시스템은 액체 수소를 기화시켜 전기로 변환하며, 최대 **6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프로젝트의 첫 실증선은 바이킹 크루즈(Viking Cruises) 소속으로, 노르웨이 피오르드 해역을 ‘배출 제로(Zero Emission)’ 상태로 하루 종일 항해할 수 있다. 운항 중 배출되는 것은 오직 ‘수증기’뿐이다.

현재 6개국 13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수소 연료전지 프로토타입은 이미 완성 단계다.

저장 탱크와 연결 시스템은 2025년 말까지 구축을 완료하고, 2026년 11월 육상 테스트를 거쳐 상선 실증 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 “수소, 해양 탈탄소화의 현실적 대안”

Navalprogetti는 석유·가스 산업 고객들 사이에서도 수소 연료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는 -253℃의 극저온에서 저장해야 하는 기술적 난제를 안고 있지만, 독성이 낮고 연소 시 배출이 거의 없는 청정 연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단거리 운항선이나 항만 정박 중 선상 전력 공급 등 국지적 응용 분야에서 수소는 이미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

회사는 수소 연료의 저장·공급 기술 고도화 연구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해양 부문의 ‘수소 실용화 단계’를 선도하고 있다.

Navalprogetti의 공동대표 Pierluigi Busetto는 “수소 추진은 아직 장거리 상업 운항에는 제약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항만·크루즈·도시형 해운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해상에서의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실질적 기술 전환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소 기술은 단순한 연료 전환이 아니라, 선박 설계·운항·안전 시스템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한다”며 “Navalprogetti는 이 혁신의 중심에서 유럽 해양산업의 새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