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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6G 시대를 대비한 광통신 기술 혁신이 유럽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자금 지원을 받아 진행 중인 FLEX-SCALE 프로젝트는 차세대 통신 인프라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 중이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총 8백만 유로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현재의 5G 네트워크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6G 시대의 트래픽 폭증과 에너지 효율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의 전략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10Pb/s 처리, 비트당 1피코줄 소비”...초고속·초저전력의 새로운 기준 제시
FLEX-SCALE은 1Tb/s 트랜시버 속도, 10Tb/s 링크 용량, 노드당 최대 10Pb/s의 처리량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광 스위칭 기술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기존 전자 기반 처리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광자 통합 기술과 플라즈몬 기반 소자를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이로써 비트당 에너지 소비를 1피코줄(pJ) 미만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기존 기술 대비 약 100배 높은 에너지 효율을 의미한다.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그리스 파트라스대 Ioannis Tomkos 교수는 “현재 네트워크 인프라는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는 전자 처리 기술에 의존하고 있으며, FLEX-SCALE은 이를 대체하거나 우회하여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MG-ON과 WBSS… 아키텍처 자체의 재구성
FLEX-SCALE은 단순한 구성요소 개발에 그치지 않고, 전체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핵심 기술 중 하나인 MG-ON(Multi-Granular Optical Node)은 초광대역 스펙트럼과 공간 레인 다중화를 통합하여 스펙트럼 유연성을 극대화하며, 여기에 WBSS(Wave-Band Selective Switch)를 결합해 초대용량의 데이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플라즈몬 기반 광학 디지털-아날로그 컨버터(oDAC)는 전력 소모가 큰 전자 장치를 광학 대체 소자로 치환함으로써 비용과 에너지 양쪽을 모두 절감하는 데 기여한다.
유럽 전역의 협업… “기초부터 상용화까지”
FLEX-SCALE은 유럽 각국의 통신 장비 제조업체, 연구기관, 대학 등이 참여하는 범유럽 컨소시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트랜시버, 광 스위치, 네트워크 계획, 운영 알고리즘, 프로토콜 등 네트워크 생태계 전반에 걸친 전문가들이 협업하고 있으며, 프로젝트의 목표는 단순한 연구개발을 넘어 6G 시대 유럽의 기술 리더십 강화에 있다.
Tomkos 교수는 “우리는 연구에서부터 상용화까지 모든 기술 사슬을 아우르고 있으며, FLEX-SCALE을 통해 유럽의 6G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최종 시연… 상용화는 2030년대 초반부터
FLEX-SCALE은 현재 프로젝트 중반을 지나 주요 기술 검증을 마친 상태다. 최근에는 S·C·L·B 대역을 아우르는 140GBd 광 전송 시스템이 실험실에서 성공적으로 작동됨을 입증했으며, 오는 2025년 말 최종 통합 시연을 앞두고 있다.
이 기술은 6G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구축되는 2030년대 초반부터 상용 네트워크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용량·초저지연·고신뢰성을 요구하는 미래 애플리케이션에서 FLEX-SCALE이 주도하는 기술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Tomkos 교수는 “FLEX-SCALE은 단순히 더 빠른 네트워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디지털 인프라의 기반을 만드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하며, “디지털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는 시대에, 우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통신 품질을 혁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