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헬리온 에너지

[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미국의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가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을 공식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력 구매 계약에 기반해 2028년까지 핵융합 전기를 전력망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성공할 경우 인류는 ‘태양의 에너지’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시도가 미국 워싱턴주에서 본격화됐다. Helion Energy는 지난 1일, Microsoft의 지원 아래 세계 첫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오리온(Orion)’ 건설에 착공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청정하고 사실상 무한한 에너지원으로 여겨지는 핵융합 기술을 실질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전환하려는 글로벌 경쟁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Helion은 2028년까지 전기를 Microsoft에 공급하겠다는 계획 하에, 핵융합 전기를 실제 그리드에 연결하는 세계 최초의 민간 기업이 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핵융합은 두 개의 가벼운 원자핵이 결합해 더 무거운 핵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원리로, 태양과 별에서 일어나는 반응과 동일하다. 이론적으로는 원자력 발전보다 훨씬 안전하고, 방사성 폐기물이나 핵붕괴 위험도 극히 낮은 ‘완벽에 가까운’ 에너지 방식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를 지구에서 구현하려면 섭씨 1억도를 넘는 고온과 별 내부에 가까운 고압 조건을 인공적으로 재현해야 하며, 이는 재료과학과 정밀 제어기술의 극한 도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착공한 Helion의 Orion 발전소는 워싱턴주 말라가(Malaga)의 컬럼비아 강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재생에너지 인프라와의 시너지를 고려해 선정됐다. 특히 과거 수력 발전을 지원하던 기존 송전 인프라와 인접해 있어 입지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Helion은 환경영향 검토(SEPA)를 거쳐 ‘중대한 영향 없음(MDNS)’ 판정을 받았으며, 최종 허가 절차를 밟는 동안에도 부지 정비 및 지역 커뮤니티 협의를 병행 중이다.

핵융합 발전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elion은 지금까지 6세대 실험 장치를 개발했으며, 7세대 장치인 Polaris에서는 처음으로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전 세대인 Trenta는 핵융합 연료를 섭씨 1억도까지 가열하는 데 성공하면서 핵융합 기술의 임계점 중 하나를 돌파했다.

2023년 체결된 전력 구매 계약(PPA)은 Helion, Microsoft, Constellation Energy 3자가 공동 참여한 것으로, 핵융합 발전소에서의 상업적 전력 구매 계약은 세계 최초다. Helion이 계획대로 전력을 공급하게 되면, 핵융합 전기를 최초로 상업 고객에게 판매한 회사로 역사에 남게 된다.

핵융합이 현실화될 경우, 헬리온은 Microsoft와 같은 대형 기술 기업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기후 변화와 에너지 안보 문제 해결에도 큰 전환점을 제시할 수 있다.

핵융합 에너지가 ‘미래의 에너지’에서 ‘오늘의 에너지’로 바뀌는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