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영국 셰필드 대학교 연구진이 암흑물질과 중성미자가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우주 진화에 대한 기존 이해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번 연구는 우주 구조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관측치 간 불일치를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표준 우주모형이 완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암흑물질과 중성미자가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라는 기존 가정 대신, 두 물질 사이의 아주 약한 상호작용이 우주 역사 전반에 걸쳐 누적된 효과를 남겼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암흑물질 ©셔터스톡/80년대 차일드
독립적 존재로 여겨졌던 두 미지의 성분
암흑물질은 우주 전체 물질의 약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빛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아 직접 관측되지 않는다. 그 존재는 은하 회전 곡선과 대규모 구조 형성에서 나타나는 중력 효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중성미자는 질량이 극히 작고 일반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는 아원자 입자로, 우주 전역에 풍부하지만 탐지가 매우 어렵다. 수십 년간 우주론은 이 두 성분이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가정해 왔으며, 이러한 가정은 표준 우주모형인 람다-CDM에 반영돼 있다.
‘우주론적 긴장’에 대한 새로운 해석
이번 연구는 초기 우주와 후기 우주 관측 사이의 불일치, 이른바 우주론적 긴장(cosmological tension) 문제를 다룬다. 초기 우주를 반영하는 관측 데이터는 물질이 오늘날보다 더 강하게 응집돼 있어야 한다고 예측하지만, 실제 은하 분포와 대규모 구조 관측은 이를 완전히 뒷받침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암흑물질과 중성미자 사이의 미약한 상호작용이 우주 구조의 성장 속도를 늦췄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효과가 누적되면 초기와 후기 우주의 관측 결과를 보다 잘 조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주 전 연령을 아우른 관측 데이터 결합
연구팀은 우주 역사 전반을 포괄하는 관측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을 수행했다. 초기 우주 정보는 플랑크 위성과 칠레의 아타카마 우주론 망원경이 측정한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CMB)에서 확보했다.
이 자료는 후기 우주 관측과 비교됐다. 연구진은 빅터 M. 블랑코 망원경의 암흑에너지 카메라로 관측한 은하 분포와,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 데이터를 활용해 대규모 구조 형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암흑물질과 중성미자 사이의 약한 상호작용을 가정할 때 관측 패턴이 보다 자연스럽게 설명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확인될 경우 파급 효과
연구진은 결과가 아직 결정적이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러한 상호작용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암흑물질이 기존 단순 모형보다 더 풍부한 물리적 성질을 지닐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입자물리학과 우주론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중성미자와 암흑물질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하면, 암흑물질의 본질을 밝히는 새로운 실험 전략과 이론적 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관측이 관건
연구진은 향후 차세대 망원경과 정밀 관측을 통해 이 가설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실험과 약한 중력 렌즈 관측 기술은 우주 전반의 질량 분포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할 전망이다.
이후 관측에서도 암흑물질–중성미자 상호작용 신호가 유지된다면, 이는 최근 수십 년간 우주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 중 하나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보이지 않는 우주의 구성 요소를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