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한종갑 기자] 인공지능(AI)이 금융·의료·제조·콘텐츠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각국 정부와 규제 당국이 사회적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규제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때 미래 논의로 여겨졌던 AI 규제는 주요 법률의 시행과 정책 논의를 계기로 현실적인 정책 과제로 자리 잡았으며, 2026년은 그 방향성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술, 특히 대형 언어 모델과 자율 시스템은 이미 실제 의사결정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투명성, 편향, 책임성, 안전성 문제에 대한 규제 요구가 급증하는 한편, 과도한 규제가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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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다른 AI 규제 전략
전 세계 주요 관할권은 AI 규제에 대해 상이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EU AI Act를 중심으로 위험 기반 규제 모델을 도입했다. 생체 인식, 의료 진단, 중요 인프라 운영 등 고위험 AI 활용 분야에 대해 엄격한 의무를 부과하며, 2026~2027년을 거쳐 단계적 집행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 체계는 GDPR 등 기존 개인정보 보호 규범과 연계돼 AI 윤리와 투명성 기준을 강화한다.
미국은 아직 포괄적인 연방 차원의 AI 법률이 없는 상황에서 주(州) 단위 규제가 확산되고 있다. California는 AI 안전 사고와 위험 평가에 대한 공개 보고를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뉴욕 등 다른 주들도 유사한 규제 체계를 검토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2026년 초 AI 기본법 시행을 준비하며, 구속력 있는 국가 차원의 AI 거버넌스를 도입하는 선두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역시 국제 사회에서 글로벌 AI 거버넌스와 다자간 안전 협력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인권·윤리 중심으로 이동하는 규제 논의
AI 규제의 핵심 축은 기술 발전을 인권, 프라이버시, 공정성, 차별 금지와 같은 기본 가치와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맞춰지고 있다. 특히 채용, 대출, 치안, 의료 등 사회적 영향이 큰 분야에서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윤리적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 평의회가 주도하는 국제 협약 논의 역시 AI가 민주적 가치와 인권 기준에 부합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규제 당국은 단순한 기술 통제를 넘어 공공 신뢰 회복을 규제의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고위험 분야 중심의 맞춤형 규제 강화
AI 규제는 전 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기보다, 위험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금융 서비스에서는 AI 기반 신용 평가와 거래 시스템이 차별과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독이 강화되고 있으며, 의료 분야에서는 진단·치료 AI가 엄격한 검증 절차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감시 기술, 예측 치안, 자율주행 등 공공 안전 영역 역시 주요 규제 대상이다.
규제 당국은 2026년을 전후해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세분화된 규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업계와의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대응의 핵심은 ‘거버넌스와 준수’
AI 규제가 구체화되면서 집행과 준수 전략이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EU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비준수 시 고액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미국 일부 주에서는 AI 안전 사고와 운영 방식에 대한 공개 의무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법률·기술·윤리 전문가가 참여하는 교차 기능적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내부 감독과 AI 문해력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와 이사회 역시 AI 규제 대응 수준을 기업의 장기 리스크 관리 지표로 주목하는 추세다.
2026년 이후, 글로벌 조율이 관건
전문가들은 AI 규제가 2026년에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 규제가 병렬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경을 넘는 기준 조화와 국제 협력이 글로벌 혁신과 무역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책 입안자와 산업계는 공통적으로 “안전하고 윤리적인 AI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2026년은 그 목표가 선언을 넘어 실제 제도와 집행으로 검증받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