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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전력 공급이 끊기면 곧바로 무력화되는 보안·방위 시스템의 한계를 태양광이 극복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망 접근이 어려운 원격 지역과 은밀성이 요구되는 군사 환경에서 태양광 발전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안전과 통제를 동시에 강화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보안 및 방위 분야에서는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의 확산과 함께 전력 공급 방식의 혁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민간 부동산과 상업시설, 도로·공항·국경 감시까지 고해상도 카메라와 센서,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적외선 탐지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구동할 독립형 전원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들 시스템의 공통점은 감시 구역 전반에 분산 설치되고, 전력망이나 유선 통신 인프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자연재해나 고의적 침입으로 전력선이 차단될 경우에도 중단 없이 작동해야 하는 특성상, 기존 케이블 기반 전력 공급은 비용과 안정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저전압 직류(DC)로 작동하는 보안 장비의 특성과 맞물려 태양광 발전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소형 태양광 모듈과 충전 제어기, 배터리를 결합한 독립형 전원 시스템은 설치가 간편하고 유지비가 낮아 원격 감시 환경에 적합하다. 특히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무게·수명·환경 취약성을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군사 분야에서는 태양광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 전장에서 통신, 탐지, 무기 유도, 드론 운용까지 대부분의 작전은 전기에 의존한다. 그러나 기존 액체 연료 발전기는 무겁고 소음과 열 방출이 커 적의 감시·타격 대상이 되기 쉽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반면 박막 기반의 유연한 태양광 모듈은 가볍고 접거나 말 수 있어 백팩, 군용 텐트, 이동식 장비에 쉽게 통합된다. 소음과 열 방출이 거의 없고, 광학·레이더 스펙트럼에서의 피탐 가능성을 낮추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일부 프로토타입은 최대 1kW급 출력을 구현하며, 장기간 임무 수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차세대 보안·방위용 태양광 기술의 핵심으로는 저비용·고효율 박막 태양전지가 꼽힌다. 에스토니아 탈린공과대(TalTech) 연구진이 개발 중인 안티몬 황화물(Sb₂S₃) 기반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대비 높은 효율과 유연한 제조 공정을 강점으로 한다. 반투명 특성을 활용하면 창문, 바이저, 쌍안경 등 광학 장비와의 결합도 가능해 활용 범위가 넓다.

전문가들은 태양광이 단순한 친환경 전원을 넘어, 보안과 방위 분야에서 은밀성·자립성·지속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전략적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전력 인프라의 제약을 넘어서는 태양광의 진화가, 미래 보안 시스템과 군사 작전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