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유럽연합(EU) 지원으로 진행되는 WASTE2H2 프로젝트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청정 수소와 고부가가치 탄소 소재로 전환하는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기존 고온·다단계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폐기물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획기적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3억 톤에 달하며, 이 중 80% 이상이 매립지, 강, 바다 등 환경에 방치된다. 플라스틱 오염은 해양 생물과 토양, 식수에 영향을 주며, 미세 플라스틱 형태로 먹이 사슬까지 침투하고 있다.

한편, 수소(H₂)는 청정 에너지와 산업용 탄소 제로 원료로 주목받지만, 현재 생산량의 96%가 화석연료 기반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폐기물과 CO₂ 배출 수소 생산이라는 이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절실하다.

WASTE2H2는 이 문제에 한 단계 공정으로 대응한다. 이온성 액체, 금속 나노입자, 전자레인지 기술을 결합하여 350℃ 이하, 대기압 조건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하면 고순도(97% 이상) 수소와 탄소 나노물질이 생성된다. 기존 방식보다 에너지 소비가 적고, 촉매와 탄소 산물도 회수 및 재사용이 가능하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귀중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현지에서 수소를 생산하여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탄소 나노 소재는 전자·항공우주·에너지·스포츠 장비 산업에 활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순환경제를 촉진하고 유럽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프로젝트는 4년간 진행되며, 국제 연구팀은 새로운 이온성 액체 촉매를 설계하고 실험실 규모 프로토타입을 운영한다. 2027년까지 기술 준비 수준 4에서 개념 증명을 완료하고, 이후 시범 발전소 및 상업 시설로 확장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2035년까지 유럽 각지에 WASTE2H2 공장이 설치되어 현지 수소 생산과 탄소 소재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WASTE2H2는 고위험·고이득 프로젝트로, 이온성 액체와 촉매 설계, 공정 안정화 등 기술적 난제가 크지만, 성공 시 플라스틱을 문제에서 자원으로 전환하며 기후 변화 대응에도 직접 기여할 수 있다.

EU 관계자는 “WASTE2H2는 쓰레기를 청정 에너지와 고부가가치 소재로 바꾸는 획기적 기술로,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와 기후 대응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