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해빙 사진. © shutterstock/Goldilock Project
[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남극 해빙이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해빙의 범위와 구름량은 해양 열 흡수와 표면 온난화의 강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기존 기후 모델이 온난화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소르본대학의 리누스 보그트(Linus Vogt)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980년부터 2020년까지 위성 관측 자료와 28개의 지구 시스템 모델을 비교·분석해 남극 해빙의 역할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Robotics Research>에 실렸다.
연구진은 현재 남극 해빙 범위가 기후 모델이 예측한 것보다 넓게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향후 수십 년간 해수면 상승이 기존 추정치보다 최대 14%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구름 피드백 효과는 19~31% 강화돼 기후 민감도가 높아지고, 지표 온난화는 3~7%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보그트 연구원은 “남극 해빙이 바다 표면의 4%도 채 덮지 않는데, 어떻게 전 지구 해양 온난화와 이토록 강하게 연관될 수 있는지 놀라웠다”며 “해빙-해양-대기 시스템의 결합 효과가 전 지구적 기후 변화를 증폭시키는 핵심 메커니즘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베른대학의 옌스 테르하르(Jens Terhaar) 선임 과학자는 “정확한 기후 예측을 위해 구름의 역할뿐 아니라 해빙과 심해 순환의 상호작용까지 정밀하게 반영해야 한다”며 “현재 모델이 남극해를 지나치게 따뜻하게 시뮬레이션하고 있어 온난화 잠재력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지구 기후 예측에서 위성 모니터링 강화와 구름·해양 순환 모델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책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보다 긴급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던지고 있다. 보그트 연구원은 “온난화가 예상보다 강력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염·홍수·생태계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배출 감축이 시급하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