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은 두 사람이 로봇 팔을 조작해 가상 공간에서 막대를 수평으로 유지하는 협업(짝 수행) 조건, 오른쪽은 한 사람이 양팔을 조작하는 단독 조건을 보여준다. ⓒ Osaka Metropolitan University

[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할 때 협력은 종종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내지만, 반대로 비효율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 오사카 도립대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설명할 열쇠로 ‘리더-추종자 관계’의 중요성을 밝혀냈다.

오사카 도립대학 공학연구과 타카이 아스카 조교수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로봇 팔을 이용해 막대를 수평으로 유지한 채 운반하는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고, 개인 수행과 두 명이 함께 수행하는 경우를 비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Robotics Research〉에 게재됐다.

실험에서는 두 가지 조건이 마련됐다. 첫째는 막대 축이 중앙에 있어 두 팔이 대칭적으로 역할을 분담할 수 있는 ‘대칭 조건’, 둘째는 팔 길이에 차이를 둬 한쪽이 자연스럽게 주도해야 하는 ‘비대칭 조건’이었다.

연구 결과, 비대칭 조건에서는 한 파트너가 주도하고 다른 파트너가 이를 지원하는 역할 분담이 형성되며 쌍이 개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반면 대칭 조건에서는 명확한 역할 차별화가 없어 오히려 개인보다 더 많은 시행과 시간이 필요했다.

타카이 교수는 “신체적으로 비대칭적인 조건에서 자연스럽게 ‘리더-추종자’ 관계가 형성될 때 협력 성과가 높아졌다”며, “역할 전문화야말로 협업의 핵심 요소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인간-로봇 협업 설계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카이 교수는 “로봇은 언제 주도적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언제 인간에게 역할을 넘겨야 하는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인간과 로봇의 미묘한 역할 차이를 이해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