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E(Fusion for Energy) 이사 Marc Lachaise(왼쪽)와 CERN 가속기 및 기술 이사 Mike Lamont가 CERN과 F4E 간의 프레임워크 협력 계약에 서명했다. (이미지: CERN)
[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유럽원자핵연구기구(CERN)와 유럽연합(EU) 산하 핵융합 전담 기구 F4E(Fusion for Energy)가 차세대 에너지원인 핵융합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협력의 폭을 넓힌다.
외신을 종합하면 양측은 최근 프레임워크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고온 초전도 자석과 대형 과학 인프라 분야 등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2014년부터 이어온 CERN–F4E 파트너십을 한 단계 강화한 것이다. 초기에는 방사선이 물질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국한됐지만, 이후 고주파 전력 커플러와 같은 핵심 장비 분야로 확장됐다. 새 협정은 엔지니어링, 테스트, 과학 개발 전반에서 야심찬 공동 연구와 산업-학계 간 지식 이전을 포괄한다.
CERN 가속기·기술 담당 이사 마이크 라몬트는 “대규모 과학 인프라를 제공하려면 비전과 기술 시너지, 조직적 탄력성이 필수”라며 “이번 협정은 장기적 약속과 상호 이익을 기반으로 한 협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 내부와 같은 원리로 수소 동위원소를 결합시켜 막대한 에너지를 얻는 방식으로,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없고 사실상 무한한 청정 전력으로 불린다. 다만 태양보다 높은 온도와 극한 조건에서의 플라즈마 제어가 필요해 세계 각국이 ‘궁극의 에너지원’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건설 중인 ITER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F4E는 이번 협력으로 입자물리학의 성과와 핵융합 기술을 접목해 실용적 에너지 전환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F4E의 마르크 라셰즈 이사는 “양 기관의 전문성과 경험을 결합해 복잡한 과학적 과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핵융합 에너지 발전에 있어 올바른 방향으로 내딛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핵융합 기술 경쟁에서 유럽의 주도권 확보에 기여하는 동시에, 무탄소 전력 시대를 여는 잠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