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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유럽연합(EU)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의 기술적 난제를 풀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 BATRAW를 본격화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BATRAW는 인공지능 기반 해체 기술, 습식 제련 회수 공정, 디지털 배터리 여권 등 혁신적 접근으로 핵심 원자재(CRM)의 재활용률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BATRAW 프로젝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해체, 재료 회수, 수명 주기 추적성을 최적화하기 위한 고급 파일럿 기술 개발을 목표로, 유럽연합의 연구·혁신 프로그램 'Horizon Europe'의 지원을 받아 추진 중이다. 스페인의 LEITAT 기술센터가 주도하며, 유럽 전역에서 1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EV 폐배터리와 가정용 배터리, 배터리 제조 스크랩 등을 대상으로 재사용·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추출하기 위한 두 개의 파일럿 플랜트를 중심으로 실행되고 있다. 스페인 팜플로나의 BeePlanet 파일럿에서는 AI 기반 배터리 인식과 코봇(협동로봇)을 활용한 반자동 해체 기술이 실증되고 있으며, 프랑스 Bessines-sur-Gartempe의 Orano 시설에서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전략 금속 회수를 위한 습식 제련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BeePlanet 시설은 특히 배터리 셀까지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해체 로봇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배터리와 나사를 인식하고, 케이블을 분리하거나 접착제 및 금속을 절단하는 다양한 분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Stellantis 배터리 모듈을 대상으로 한 진단 기술도 개발돼, 단 0.6분 만에 모듈 상태를 정밀 분석해 2차 수명용 에너지 저장장치(ESS)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프랑스 Orano 시설에서는 비활성화, 크기 축소, 흑연 분리 등 기계적 전처리와 습식 제련 침출 기술이 함께 개발돼 고순도 금속 회수에 성공하고 있다. BATRAW 총회가 지난 7월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몇 가지 핵심 기술은 이미 가동 중이며, 빠른 상용화를 기대케 하고 있다.

BATRAW는 재활용의 투명성과 이력 관리 강화를 위해 '디지털 배터리 여권'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Minespider가 주도하는 이 플랫폼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배터리 원자재 및 부품 이력을 추적하며, 향후 AI 기반 문서 생성 기능까지 통합될 예정이다. 이 여권은 향후 시행될 EU 배터리 규제에 부합하는 투명한 공급망 정보 제공 도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BATRAW는 또한 해체·운송 안전 매뉴얼과 배터리 팩 친환경 설계(Eco-design) 가이드라인도 제작했다. 이들은 2차 사용 또는 수리를 위한 해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프로젝트 컨소시엄은 현재까지 확보된 습식 제련 회수율과 반자동 해체 기술의 성공적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목표한 핵심 원자재 회수율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ATRAW가 개발한 기술은 향후 산업 규모 확산의 기반이 될 수 있으며, 유럽의 전략적 자원 자립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 프로젝트는 Horizon Europe 프로그램(Grant No. 101058359)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있으며, 영국의 ISLE Utilities는 UKRL의 후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