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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인공지능(AI)이 핵 용융염 화학의 복잡한 실험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전기화학 실험의 한계를 극복하고, 물리적 실험에 앞서 빠르고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지면서 핵 관련 연구의 효율성과 경제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교(VCU) 연구진은 머신러닝 기반의 예측 모델을 통해 다양한 용융염 조성과 농도에서 전기화학 반응을 신속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실험실에 들어가기 전에도 수백~수천 가지 실험 결과를 빠르게 도출할 수 있어, 연구 초기 단계에서부터 고효율 실험 설계가 가능하다.

기존의 용융염 전기화학 실험은 복잡한 장비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고비용 프로세스였다. 그러나 AI가 과거의 실험 데이터를 학습한 후에는 몇 초 내에 반응 예측이 가능해지며, 연구자들은 가장 유망한 실험 조합을 사전에 도출할 수 있게 된다.

VCU 팀은 지도학습 기반의 신경망 모델을 통해 LiCl-KCl 용융염 내 UCl₃의 농도 변화에 따른 순환 전압전류법(CV) 및 개방 회로 전위(OCP) 데이터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798K와 748K 환경에서 수집한 실제 데이터와 AI 예측 결과 간의 높은 일치율은 모델의 정밀도를 입증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제한된 양의 실험 데이터로도 신경망이 높은 예측력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모델 아키텍처를 실험해 이상적이지 않은 입력값에서도 정밀한 예측을 도출해낼 수 있는 구조를 밝혀냈다. 특히 다층 퍼셉트론(MLP), 순환 신경망(RNN), 장단기 기억 신경망(LSTM) 등이 실험에 활용되었다.

다만, 전기화학적 임피던스 분광법(EIS)의 예측 정밀도는 아직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EIS는 주파수에 따라 반응이 변화하는 복잡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AI 모델이 이를 정밀하게 반영하려면 더 많은 고품질 데이터와 정교한 모델링이 필요하다.

향후 VCU 연구진은 단일 성분 염을 넘어 다성분 용융염 시스템으로 확장하고, 핵 용융염의 열역학 및 수송 특성을 AI로 해석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넓혀갈 예정이다. 또한, 원소 분석을 위한 레이저 유도 고장 분광법(LIBS) 등 다른 고속 분석 기법과의 융합도 시도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AI 예측 기능은 핵 용융염 기술의 상용화에 있어 연구 개발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AI가 실험의 방향을 안내하고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도우미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