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거대한 불량 행성이 별 없이도 그들만의 미니어처 태양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이 주도한 국제 연구팀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을 통해 자유롭게 우주를 떠도는 불량 행성 주변에 행성 형성의 요람인 먼지 원반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이 발견은 기존 행성 형성 이론에 중대한 도전장을 던지며, 우주에 존재할 수 있는 세계의 다양성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있다.

별 없는 고독한 세계, 미니 태양계를 품다

불량 행성은 목성과 비슷한 질량을 가졌지만, 어떤 항성도 공전하지 않고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떠다닌다. 기존에는 행성계 형성에 반드시 중심별이 필요하다고 여겨졌으나, 이번 연구는 별 없이도 원반 구조를 통해 소형 행성계 형성이 가능하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다.

JWST, 불량 행성 주변 원반 첫 감지

영국, 미국, 이탈리아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2024년 하반기 동안 8개의 젊은 불량 행성을 심층 관측했고, 그 중 6개에서 따뜻한 먼지를 지닌 원반 구조와 강한 적외선 방출을 감지했다. 이는 항성 없이도 행성 형성 과정이 가능하다는 첫 실증이다.

관측된 원반 내에서는 규산염 입자의 방출도 확인됐다. 이는 암석형 행성이 태동할 때 나타나는 성장 및 결정화의 초기 단계로, 지금까지는 별이나 갈색 왜성 주변에서만 관측되던 현상이다. 불량 행성 주변에서 이 현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니 태양계, 우주 생명 가능성 넓히나

연구진은 불량 행성이 태양계의 축소판과 같은 시스템을 구성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심별 없이도 안정적인 원반이 수백만 년간 유지될 수 있고, 그 안에서 실제로 위성이나 소형 행성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생명 형성 조건에 대한 기존 관점에도 변화를 요구할 수 있다.

수석 연구원 알렉스 숄츠 박사는 “우리는 태양계의 축소 버전이 별 없이도 존재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관측했다”며 “이 발견은 우주의 형성 방식과 생명이 자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우리의 정의를 바꿀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