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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영국 버밍엄 대학교가 브라질의 니오븀 전문 기업 CBMM과 손잡고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재활용하는 폐쇄 루프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니오븀 기반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해 제강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전환·순환시키는 기술로, 기존 산업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최대 90%의 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기후 위기 대응과 산업 탈탄소화가 전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영국 버밍엄 대학교가 산업 현장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들은 브라질 니오븀 생산 기업 CBMM과 협력해, 제강과 같은 고탄소 기초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를 재활용하는 혁신적 접근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제강 산업은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인 자재를 공급하지만, 동시에 CO₂ 배출량이 가장 높은 부문 중 하나입니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버밍엄 대학교 유룽 딩(Yulong Ding) 교수는 이렇게 강조한다. 그는 해당 프로젝트가 기술적·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 동시에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니오븀(Nb) 기반 페로브스카이트를 촉매 물질로 활용한 탄소 루핑(Carbon Looping) 기술이다. 이 기술은 산업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이를 일산화탄소(CO)로 전환해 다시 공정에 투입하는 ‘폐쇄형 루프’ 구조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니오븀 기반 페로브스카이트는 100%에 가까운 CO 선택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포집된 CO₂가 거의 전량 일산화탄소로 전환됨을 의미하며, 연료 재활용 또는 화학물질 생산 등에 재투입할 수 있다.
버밍엄 대학교 연구진은 이 물질을 활용해 기존 용광로 시스템을 개조한 시뮬레이션 결과, 최대 90%까지 제강 공정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탄소 재활용 기술의 또 다른 강점은 기존 산업 인프라를 유지한 채 탄소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폐쇄 루프 시스템은 고비용의 설비 교체 없이도 기존 공정을 개선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과 투자 효율 측면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는다.
또한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은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도 작동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은 물론 운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는 탄소중립 이행에 있어 대규모 산업체들이 느끼는 가장 큰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번 프로젝트의 기술 상용화를 이끄는 주체는 버밍엄 대학교의 스핀아웃 기업 페로사이클(PeroCycle)이다. 이 기업은 글로벌 광산기업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과 공동 설립됐으며, 벤처 엑셀러레이터인 케임브리지 퓨처 테크(Cambridge Future Tech)가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CBMM 역시 니오븀 생산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서, 향후 대규모 수요 증가에 대비한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 구축에 협력할 계획이다. CBMM의 수석 혁신 관리자 레오나르도 실베스트레(Leonardo Silvestre)는 “이번 파트너십은 철강 산업을 비롯한 여러 고탄소 산업이 직면한 위기에 대응할 지속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솔루션”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니오븀 기반 탄소 재활용 기술은 제강 산업을 시작으로 시멘트, 화학, 정유 등 다양한 산업 공정으로 확장될 수 있다. 특히 순환 탄소 경제(Circular Carbon Economy)의 개념에 기반한 이 기술은 단순한 감축이 아닌 ‘재활용을 통한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실가스를 포집해 단순 저장(CSS)에 그치지 않고, 유용한 연료나 제품으로 전환하는 접근 방식은 기술 혁신성과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버밍엄 대학교와 CBMM의 협력은 산업 탄소 배출이라는 고질적 문제에 니오븀이라는 혁신 소재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폐쇄 루프 기반 탄소 재활용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기존 인프라와 산업 구조를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전 세계 탈탄소화 전략에서 ‘소재 중심 접근법’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선례가 될 전망이다. 산업 탄소 배출 감축의 미래, 그 중심에 니오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