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지속 가능성과 환경 책임이 기업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과 국제 과학계가 주도한 두 개의 혁신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바로 바이오 기반 소재 확산을 위한 EU 프로젝트 INN-PRESSME와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PFAS(과불화화합물)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무독성 화합물 개발이다.

이들 기술은 실험실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에 실제 적용되고 있으며, 포장, 섬유, 자동차, 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 전환을 촉진하는 산업 혁신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

■ 유럽판 '친환경 제조 허브'… INN-PRESSME, 기업의 시험장 된다

유럽연합(EU)의 INN-PRESSME 프로젝트는 바이오 기반 및 나노 첨단소재의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테스트 플랫폼(OITB)을 출범시켰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 유럽 전역의 16개 파일럿 라인(PL)이 업그레이드되었으며, 테스트 제품의 상용화 속도는 평균 20% 빨라졌다.

특히 기업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Single-Entry Point(SEP)를 도입, 기술검증·공정확대·파트너 매칭 등을 하나의 창구에서 제공한다.

파일럿 라인 성능, 기술 문서, 협업 기회를 집약한 디지털 플랫폼도 구축되어 기업의 자율적인 탐색과 활용을 지원한다.

성공적인 테스트 사례에는 ▲스마트 라벨, ▲섬유 코팅 스탠드업 파우치, ▲생분해성 바이오폼 박스, ▲자동차 부품, ▲커스터마이징 신발 밑창 등이 포함됐다.

이 모든 테스트는 재활용성·분해성·수명 종료 옵션까지 고려한 지속 가능성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 “불소 없이도 가능”… PFAS 대체 기술, 10년 연구 결실 맺다

국제적으로 PFAS의 해로움에 대한 경고가 높아지는 가운데, 영국 브리스톨대, 일본 히로사키대, 프랑스 코트다쥐르대의 공동 연구진이 불소 없는 PFAS 대체 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PFAS는 비점착 조리도구, 방수 의류, 화장품, 식품 포장재 등에 쓰이며 물과 기름을 밀어내는 특성 덕분에 널리 사용돼 왔다.

그러나 체내 및 환경에 축적돼 간 질환, 호르몬 교란, 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나 '영원한 화학물질'로 지목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PFAS의 핵심 성분인 불소가 아닌 분자의 ‘부피 구조’ 가 기능을 좌우한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탄소와 수소로만 이루어진 비불소 고분자를 설계하여 PFAS에 필적하는 성능을 구현했고, 이는 자연에서 유래한 지방 및 연료 분자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다.

현재 이 기술은 프랑스와 중국의 기업들과 함께 상용화를 준비 중이며, 향후 PFAS 규제가 강화될 글로벌 화학 시장에서 친환경 소재의 대세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 산업 전환의 동력, 기술에서 생태계로

INN-PRESSME와 PFAS 대체 기술은 단순한 R&D를 넘어, 산업 생태계 전체의 지속 가능성 전환을 촉진하는 기술 기반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이 실험실 수준에서 산업적 확장까지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리스크 완화, 투자 연계, 규제 적합성까지 고려한 풀패키지 접근법이 특징이다.

환경 규제 강화와 ESG 경영이 핵심 경영 의제가 된 오늘, 이들 기술은 단지 ‘친환경’이 아닌 기업 생존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