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 이탈리아에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 세운다!
독 베를린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공공부지에 소녀상 설치
세계전시성폭력 추방 주간 제막식..현지 합창단 ‘아리랑 공연’
조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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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09:10 | 최종 수정 2024.06.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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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기자] 정의기억연대는 오는 22일(토) 현지시각 오전 11시(한국시간 저녁 7시), 이탈리아 사르데냐(Sardegna)섬 스틴티노(Stintino)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다.
유럽에서는 독일 베를린 이후 두 번째로 공공부지에 설치되며,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 공립 도서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 이후 14번째 해외 소녀상이다.
소녀상 설치와 철거를 위한 일본 정부의 전방위적 압력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이탈리아 스틴티노 시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는 것은 평화와 인권을 위한 세계시민의 기억과 연대가 굳건하며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녀상이 건립되는 스틴티노 시는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사르데냐 섬에 있으며, 전 유럽과 미국에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아름다운 도시다.
고급 휴양지뿐 아니라 기원전 2000년 전부터 존재했던 누라게 문명 유적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설치 장소는 시청에서 불과 200m 떨어진 바닷가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오가는 곳이다. 소녀상은 지중해를 바라보며 세계 시민들에게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와 평화와 인권을 이야기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스틴티노 평화의 소녀상 비문은 과거의 범죄를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소녀상 건립을 방해하는 일본 정부의 행위가 현재적 ‘부정의’임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녀상 바닥의 한국어 비문 이외에 관광객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이탈리아어와 영어 비문이 적힌 별도의 안내판을 설치했다. 더 많은 언어로 제작된 비문은 별도의 QR코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전시성폭력 추방 주간을 맞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거행되는 제막식에는 스틴티노 시 리타(Rita Limbania Vallebella) 시장의 축사와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의 연설에 이어 현지 합창단의 ‘아리랑 공연’이 예정돼 있다. 제막식 직후 시청에서 내외신 기자회견과 리셉션이 진행된다. 리타 시장은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2022년부터 시장을 역임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2023년 12월 스틴티노 시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제안했고, 스틴티노 시 리타 시장은 즉시 “우리 영토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것을 환영”하며 이는 “인류와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낙인찍겠다는 우리의 확고한 의지”라며 수락 의지를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16일, 스틴티노 시의회는 스틴티노 공공부지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최종 의결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현재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전시 성폭력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든 조형물이자 여성 인권의 상징물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1000차 수요시위를 기념하여 대한민국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설치되었고, 다양한 형태의 기림비/평화비가 현재 국내 148개, 해외 총 31개(철거 및 전시 후 미설치된 6개 제외)가 세워져 있다.
(재)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사장 이나영)는 지난 34년간 일본군성노예제문제의 정의로운 해결과 전시 성폭력 종식을 위해 활동해 왔다.
독일 베를린 소녀상을 비롯해 전 세계 평화의 소녀상을 주도적으로 건립해 왔으며, 이번 이탈리아 평화의 소녀상 제작과 운송 관련 비용 일체도 지원했다. 앞으로도 전 세계에 평화의 소녀상 설립을 위해 노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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