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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대부분은 단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초기 우주에서 반물질과 물질은 대등했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우주는 물질로만 가득하다. 왜 반물질은 사라졌는가.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Gersabeck 교수와 LHCb 협력팀은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 LHC를 활용해, 반물질과 물질의 미묘한 비대칭을 정밀 측정하며 우주의 근본적 불균형을 밝히는 도전에 나섰다.
반물질은 물질과 동일한 질량을 가지지만 전하가 반대다. 물질과 만나면 서로를 소멸시키고 에너지만 남기는 특성 때문에, 초기 우주의 반물질 대부분은 사라졌다. 오늘날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의 모든 것은 남은 물질이다. 이 작은 비대칭이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그 근본 원인을 밝히는 것은 입자 물리학의 최대 난제 중 하나다.
LHCb 실험은 이러한 비대칭을 연구하기 위한 최적의 실험실이다. 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는 지름 27km로, 충돌 지점을 둘러싼 4개의 주요 실험 중 하나인 LHCb는 특히 매력(charm)과 뷰티(beauty) 쿼크를 포함하는 입자의 붕괴를 관찰하도록 설계되었다. Gersabeck 교수는 2024년 프라이부르크로 이주하기 전, 맨체스터에서 LHCb 팀을 이끌며 다수의 핵심 측정과 발견을 주도했다.
맛 물리학이라고 불리는 이 연구 분야에서는 쿼크의 여섯 가지 “맛”—위, 아래, 매력, 이상, 상단, 하단—을 통해 물질-반물질 비대칭을 탐구한다. LHCb 실험은 매력과 뷰티 쿼크를 포함하는 입자의 붕괴에서 이러한 비대칭을 관찰하며, 표준 모델에서 설명되지 않는 효과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9년 LHCb에서 관찰된 매력 쿼크 붕괴의 물질-반물질 비대칭은 기존 표준 모델로는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 Gersabeck 교수 그룹은 이를 더 정밀하게 측정하고, 상보적 붕괴와 중성 입자 진동을 연구함으로써 표준 모델 너머의 새로운 입자를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LHCb의 또 다른 혁신은 실시간 데이터 처리다. 초당 4천만 번 발생하는 충돌에서 수백 개의 입자를 추적하고, 40테라비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Gersabeck 교수팀은 검출기 보정과 최종 선택을 책임지며, 새로운 양자 효과를 포착할 수 있는 정밀도를 확보한다.
앞으로 LHCb 업그레이드 2 프로젝트를 통해 충돌률을 높이고 측정 정밀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Gersabeck 교수 그룹은 입자 추적 검출기 설계와 섬세한 센서 기술 개발에 참여하며, 이러한 기술은 의료 영상, 보안,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도 응용될 수 있다.
반물질의 신비한 양자 세계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LHCb는 단순히 물리학 실험을 넘어 다학제적 기술과 글로벌 협력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Gersabeck 교수와 팀의 도전은 우주의 근본 질문—왜 우리는 존재하는가—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길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