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셔터스톡/하이윗 디미야디 GIC는 산업용 공정용수에 대한 실행 가능한 PFAS 파괴 솔루션을 식별, 테스트 및 확장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

[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알킬·폴리플루오로알킬 물질(PFAS)이 전 세계 환경·보건 분야의 난제로 부상하고 있다.

탄소-불소 결합의 극단적 안정성으로 인해 자연 분해가 거의 불가능한 PFAS는 이미 히말라야 빗물과 남극 눈 속에서까지 검출되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의 99% 혈액에서 흔적이 발견될 정도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PFAS는 발수·발유·내열·내화학 특성 덕분에 항공우주, 전자, 의류, 식품포장, 소방 장비 등 수많은 산업에 필수적으로 쓰이지만, 그만큼 환경 잔류와 생물 축적 문제를 낳아 강력한 규제 압력을 받고 있다.

PFAS의 산업적 사용은 1938년 듀폰 연구원이 테플론(PTFE)을 발견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수십 년간 1만 종 이상의 PFAS가 개발돼, 장쇄형(PFOA·PFOS 등)과 단쇄형(C6 이하 등)으로 구분된다. 장쇄형은 제거가 비교적 가능하지만 규제가 강해졌고, 단쇄형은 이동성이 높아 수계 오염과 인체 축적 위험이 크면서도 기존 수처리 기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산업 현장이다. 특히 강이나 호수에서 대량의 공정수를 끌어다 쓰는 제조업체들은 PFAS 오염 위험에 상시 노출된다. 식품·제약 분야에서는 소량의 PFAS 유입도 치명적인 품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배관·탱크·슬러지에 축적된 PFAS는 청소·폐기 과정에서도 복잡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PFAS 처리법은 입상활성탄(GAC), 이온교환수지(IX), 역삼투압(RO), 나노여과(NF) 등이다. GAC는 장쇄형에, IX는 일부 단쇄형에도 효과가 있지만, 두 방식 모두 PFAS를 ‘분리’만 할 뿐 ‘파괴’하지 못한다. RO·NF는 제거 효율이 높지만 비용과 에너지 소모가 크다.

이에 주목받는 것이 전기화학적 산화, 저온 플라즈마, 초임계수 산화 같은 차세대 파괴 기술이다. 이들은 PFAS의 탄소-불소 결합을 완전히 끊어 CO₂, 불화수소, 물 등으로 무기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 파일럿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글로벌 임팩트 연합(GIC)은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산업 현장 맞춤형 PFAS 파괴 솔루션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제거가 까다로운 단쇄 PFAS를 타깃으로, 회원사의 생산 시설에서 실제 폐수 조성을 반영한 현장 테스트를 실시한다. 역삼투압·흡착·열처리·전기화학 반응 등 다양한 기술을 조합해 효율을 검증하고, 대규모 적용 가능성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GIC 관계자는 “단일 기술로 모든 PFAS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현지 조건과 오염 특성을 반영한 통합 처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 공동 연구와 실증이 병행돼야 PFAS 문제에 대한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FAS 문제는 더 이상 특정 국가나 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환경·건강·경제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만큼, 기술 혁신과 글로벌 협력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GIC의 현장 실증 프로젝트는 국제 PFAS 대응 전략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