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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영국의 지원을 받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사우스 코타바토 지역에 99MW 규모의 대형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 본격화됐다. 완공 시 이 발전소는 매년 8만2천여 가구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고, 약 6만6천 톤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양국 간 재생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로, 필리핀의 청정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 사업에는 영국의 개발금융기관인 영국국제투자청(British International Investment, BII)이 혁신적인 금융 구조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며, 글로벌 금융사 HSBC와 지속가능 인프라 전문 투자사 펜타그린 캐피탈(Pentagreen Capital)이 공동 참여한다. 총 44억9천만 페소(약 7천7백만 달러) 규모의 투자는 영국의 재생에너지 기술력과 자본이 필리핀 에너지 시장의 구조 변화를 어떻게 이끌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태양광 발전은 전 세계 에너지 전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태양은 인류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에너지보다 훨씬 많은 양을 단 한 시간 만에 공급할 수 있는 방대한 자원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 그리고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특히 필리핀과 같이 전력망 접근성이 제한적인 섬·농촌 지역에서는 태양광이 에너지 독립성과 보안을 높이는 수단이 된다.
민다나오 태양광 프로젝트는 국제 태양광 전문기업 ib vogt가 개발을 맡아 민다나오 지역에서 두 번째로 추진되는 대규모 태양광 사업이다.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다수의 지역 고용 창출이 기대되며, 완공 후에는 국가 전력망 안정성과 전력 공급 능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예정이다. 마이크 웰치(Mike Welch) 주필리핀 영국대사관 대리대사는 “이번 사업은 지역 사회와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필리핀의 광범위한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국이 최근 루손·비사야 전역에 380MW 규모의 풍력 단지를 지원한 데 이어 필리핀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포트폴리오를 한층 확대한 사례다. 총 1억5천만 달러의 지분 투자와 함께, 필리핀 에너지부의 ‘녹색에너지경매프로그램(GEAP)’을 통해 전력 인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사업 안정성을 확보했다.
영국은 이미 누에바에시하(Nueva Ecija) 지역에서 Terra Solar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필리핀 최대 규모의 태양광 설비 건설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수백만 명의 필리핀 국민에게 저렴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전력을 공급할 계획으로, 영국이 필리핀 재생에너지 전환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리 보필스(Laure Beaufils) 주필리핀 영국대사는 “영국은 필리핀의 재생에너지 여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공동 비전을 바탕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이번과 같은 프로젝트는 기후변화 대응뿐 아니라 혁신과 경제적 기회를 동시에 창출하는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민다나오 사우스 코타바토의 99MW 태양광 발전소 건설은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글로벌 기후 행동과 지역사회 발전, 양국 간 경제협력 심화라는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번 협력을 통해 영국과 필리핀은 재생에너지 확산의 속도를 높이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연대의 모범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