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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맨체스터 대학교가 영국 차세대 첨단 모듈형 원자로(AMR)에 연료를 공급할 핵심 소재인 흑연 분야에서 1,300만 파운드 규모의 ENLIGHT 프로젝트를 이끌며, 지속 가능한 흑연 공급망 구축과 방사선 조사 흑연의 재활용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외신을 종합하면 맨체스터 대학교는 영국 정부의 연구 및 혁신부(EPSRC)와 산업계 파트너들의 지원을 받아 5년간 총 1,300만 파운드 규모의 ENLIGHT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첨단 모듈형 원자로에 사용되는 핵 흑연의 지속 가능성을 크게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를 주도한다.

이 프로그램은 고급 핵 흑연의 공급 문제 해결과 함께 방사선에 노출된 기존 흑연 폐기물의 안전한 오염 제거 및 재활용 방법을 개발해,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영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맨체스터 대학 핵흑연 학과장인 아비 존스 교수는 “영국은 현재 핵 흑연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ENLIGHT가 국산 흑연 공급망 재건과 폐기물의 자원화라는 두 가지 중요한 과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흑연은 고온가스냉각원자로와 용융염원자로 등 여러 차세대 원자로 설계에서 핵분열 반응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재료다. 하지만 건설 비용의 최대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의 기존 첨단 가스냉각원자로(AGR)들이 2028년까지 퇴역할 예정인 가운데, 이미 10만 톤 이상의 방사선 조사 흑연이 저장되어 있어 지속 가능한 처리 및 재활용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ENLIGHT 프로젝트는 ▲방사선 조사 흑연의 안전한 오염 제거 및 재활용, ▲차세대 원자로 조건에 맞는 새로운 흑연 소재 개발, ▲흑연 소재의 고온·고응력 환경 내 성능 분석 등 세 가지 연구 축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영국은 장기 폐기물 관리 비용을 약 20억 파운드 절감하고, 핵 재료 과학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맨체스터 대학교를 비롯해 옥스퍼드, 플리머스, 러프버러 대학이 협력해 진행된다. 특히 플리머스 대학은 재활용 흑연의 미세 구조 분석, 러프버러 대학은 첨단 계산 모델링을 통한 성능 예측을 담당한다.

플리머스 대학 케이티 존스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과학적 연구를 넘어 원자력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폐기물을 귀중한 자원으로 전환하며, 영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ENLIGHT는 첨단 원자력 분야에서 미래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데도 집중해, 2050년까지 24GW 원자력 신규 용량 확보라는 정부 목표 달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ENLIGHT 프로젝트는 영국이 원자력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Net Zero)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