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X-4가 RAF Fairford Vertical Aerospace에 착륙하는 것을 지켜보는 관중들

[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영국의 항공 모빌리티 기업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가 4인승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VX-4’로 민간 항공 당국의 허가를 받아 공항 간 실비행을 성공리에 마치며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향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 VX-4 프로토타입을 활용해 영국 글로스터셔의 코츠월드 공항에서 RAF 페어포드 기지까지 약 27km(17마일)를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 비행은 2025년 7월 18~20일 열린 세계 최대의 군항공 박람회 ‘로열 인터내셔널 에어타투(RIAT)’ 기간 중 진행되었으며, 공공 영역에서 민간 공항 간 실질적 공역을 통과한 첫 eVTOL 비행으로 기록됐다.

VX-4는 틸트로터 방식의 실물 크기 전기 항공기로, 순수 전기 및 하이브리드 전기 두 가지 버전으로 개발 중이다. 시험비행 중 최고 시속은 약 185km/h(100노트), 최고 고도는 550m(1,800피트)에 도달했으며, 전기 동력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161km,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는 최대 1,600k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탑재 중량은 약 1.1톤이다.

버티컬 측은 이번 시험비행을 통해 VX-4가 민간 항공 관제 시스템과 실제 공항 운영 절차에 성공적으로 통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VX-4는 조종사 탑승 또는 원격·자율 비행 모두 가능하며, 군용 및 민간 복합 운용을 염두에 둔 설계로 소음과 열 방출이 낮아 스텔스 기능도 탁월하다.

버티컬의 수석 테스트 파일럿 사이먼 데이비스(Simon Davies)는 “VX-4의 공항 간 비행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실용 항공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가장 앞선 군용기들이 전시되는 RIAT에서 VX-4가 날아든 것은 차세대 항공기가 방위 및 특수 임무 분야에서도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날 비행에 활용된 VX-4는 향후 다양한 비행 테스트를 거쳐 새로운 버전으로 진화할 예정이며, 최종 상용 인증은 2028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례가 본격적인 UAM 시대 진입을 알리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