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전 세계적으로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이 5억 톤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세플라스틱과 환경오염 문제는 인류 공동의 위기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 석유계 플라스틱의 누적 폐해가 심각해지면서, 이를 대체할 생분해 플라스틱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생분해 플라스틱의 실용화와 확산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표준화'가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에 발맞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최근 ‘바이오플라스틱 분야 국제 및 국내 표준 개발’을 위한 기술 수요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오는 7월 17일까지 진행되며, 생분해 기술의 실증과 표준화를 본격화하는 기초 작업이 될 전망이다.
국내 전문기업이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술 넘어 시장으로… 생분해 첨가제 기반 기술 ‘주목’
최근에는 기존 플라스틱 제조 공정에 적용 가능한 생분해 첨가제 기반 기술이 개발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PLA(Poly Lactic Acid) 없이도 기계적 물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고강도 PBAT(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텔레프탈레이트) 신소재가 국내에서 개발되며 기술적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생분해 기술이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성능을 보장하고 품질을 규명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 즉 ‘표준’이 필요하다. 국제 시장 진입은 물론, 국내 산업 내 확산을 위해서도 표준 제정은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과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생분해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이제는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기술·정책·규제의 3박자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준이 시장을 지배한다… 민관 협력 통한 국제표준 선점 시급
세계 각국이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바이오플라스틱 수요는 급속히 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표준의 부재로 인해 시장 진입에서 제약을 받는 현실은 큰 과제다.
‘기술이 곧 표준이 되고, 표준이 시장을 지배한다’는 글로벌 경쟁 구도 속에서, 국제표준 선점은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산업 생존과 직결되는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다.
이에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민관이 협력해 생분해 플라스틱 분야의 국제표준화를 주도하고,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R&D) 및 실증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수요조사를 통해 표준화가 시급한 기술을 선별하고, 국제 공동표준 개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금이 골든타임… 생분해 플라스틱 강국으로 도약할 기회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모아 생분해 플라스틱 표준화에 속도를 낸다면, 한국은 글로벌 친환경 산업의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이는 단지 산업 경쟁력 확보에 그치지 않고, 미세플라스틱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실현이라는 중대한 과제 해결로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기술을 뛰어넘는 표준의 전략화, 그것이야말로 미래 플라스틱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결정적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