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NASA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지구와 우주를 아우르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미래 우주 탐사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NASA 최고 인공지능 책임자 데이비드 살바니니(David Salvagnini)는 최근 혁신 플랫폼 편집자 조지 퍼셀(Georgie Purcell)과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이 어떻게 NASA의 전략과 실행을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상세히 밝혔다.

NASA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AI 기술을 도입해왔다. 행성 탐사선의 임무 계획, 위성 데이터 분석, 이상 징후 진단, 자율 시스템 개발 등 AI는 NASA 전반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핵심 도구로 자리잡았다. 특히 머신러닝을 활용한 AI 도구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유사성이나 패턴을 찾아내고, 예측을 제공하며, 복잡한 의사결정을 간소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우주탐사 속 AI의 진화… 자율성과 적응력이 핵심

살바니니 책임자는 AI가 우주 탐사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외계 행성 탐색을 위한 ‘엑소마이너(ExoMiner)’를 들 수 있다. 이 AI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과거 15년간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기존에는 감지되지 않았던 외계 행성과 항성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자율성 부문에서도 AI는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는 AI 기반 온보드 시스템을 탑재해, 지구와의 통신 지연 문제를 극복하며 장애물 회피와 경로 설정을 스스로 수행한다. 이는 지구 기반 자율주행 기술과 유사하면서도, 극한 환경에서의 고유한 제약을 극복해야 하는 고난이도 작업이다.

또한 NASA는 IBM과 협업해 ‘프리트비(Prithvi)’라는 AI 기후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단기 날씨 예측부터 장기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까지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접근법을 제공하며, 연구자 및 일반 사용자들에게 공개된 데이터로도 활용되고 있다.

“우주는 클라우드가 없다”… AI의 도전과제

하지만 우주 환경에서 AI를 구현하는 데는 여러 제약이 따른다. 살바니니는 “지구에서는 당연하게 여기는 클라우드 기반 백엔드 컴퓨팅을 우주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며, 방사선 노출, 전력 예산, 무게 제약 등 AI 시스템 구현에 따른 현실적 문제를 지적했다. NASA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극한 환경에 최적화된 자율형 AI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AI는 우주 쓰레기(궤도 파편) 감지 및 대응 전략, 복합 통신 시스템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AI가 우주환경의 실시간 상황을 판단해 최적의 통신 경로를 선택하고, 데이터 전송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또 여러 AI 모델이 서로 협력해 기후 변수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방향도 실험 중이다.

일상의 혁신까지 확장되는 AI 활용

NASA는 AI를 단순히 기술적 도구가 아닌, 일상적인 업무 효율화를 위한 파트너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미지 생성, 회의 기록 요약, 문서 편집 등 인력의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에서도 AI가 점차 활용되고 있다. 살바니니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역량을 증대시키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AI를 통해 비정형 구조물 설계나, 우주비행 중 응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의료지원 AI 개발도 진행 중이다. 특히 장기간 우주비행 시 통신 단절 상황에서 AI가 실시간 진단과 응급처치를 제안하는 시스템은 향후 우주 탐사의 필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적 전환도 과제… “사람들과 함께 가야 한다”

기술적 문제 외에도 AI 도입에는 문화적 장벽도 존재한다. 살바니니는 “AI를 적극 수용하는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인력도 있다”며, NASA 내부의 교육과 리스킬링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출발해, 각자의 필요에 맞는 도구를 이해하고 책임감 있게 활용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ASA는 기술 수용에 앞장서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기회를 빠르게 탐색하고 수용하는 데 익숙하다.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통해 NASA는 앞으로도 우주 탐사의 가능성과 범위를 계속해서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