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 기존 혈관조영술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그러나 최근, 홍콩 연구진이 개발한 ‘자기 마이크로로봇 스웜’ 기술이 이 한계를 돌파했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이 기술은 혈류를 거슬러 탐사하며 혈관 네트워크의 3D 구조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어, 기존 영상화 기법의 사각지대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진단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의학 영상 분야에서 혈관조영술은 여전히 가장 널리 활용되는 기술 중 하나다. 조영제를 혈류에 주입해 X선이나 CT, MRI로 혈관의 구조를 시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본질적으로 수동적이며, 혈류의 방향에 의존하는 단점이 있다. 즉, 혈전 등으로 막힌 구간이나 혈류 상류 영역은 제대로 영상화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에 대해 홍콩 중문대학교(CUHK)와 선전 인공지능 및 로봇 연구소(Shenzhe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 and Robotics for Society)의 연구팀은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들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Nature Machine Intelligence)에 게재한 논문에서, **자기장을 활용한 마이크로로봇 스웜(Magnetic Microrobot Swarm)**이 혈관을 따라 자율적으로 이동하면서 막힌 부위까지 능동적으로 탐색하고, 3D 혈관 지도를 구축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마이크로로봇들이 단순히 수동적으로 흐르지 않고, 자기장을 기반으로 한 정밀 제어 하에 혈류를 거슬러 상류 영역이나 막힌 구간을 스스로 탐사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병변의 위치나 복잡한 혈관 구조까지 영상화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의 Xingzhou Du와 Yibin Wang는 “기존 조영술은 막힌 혈관에서는 더 이상 조영제가 퍼지지 않기 때문에 영상화가 불가능하지만, 마이크로로봇은 그 제약을 뛰어넘는다”며, “정확한 병변 위치 파악과 맞춤형 수술 계획 수립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능동적 영상화 기법은 특히 협심증,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등 혈류 장애와 관련된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영상 기술과 통합하거나, 차세대 로봇 기반 의료 영상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