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 영국 정부가 청정에너지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핵융합 산업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과감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정부는 2000만 파운드를 투입해 민간 핵융합 투자 펀드 ‘스타메이커 원(Starmaker One)’을 출범시키며, 세계 핵융합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외신을 종합하면 영국은 청정에너지의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민간 주도 핵융합 산업에 대한 첫 번째 투자 펀드 ‘스타메이커 원’에 2천만 파운드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기업이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재정적 장벽을 허물고,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된다.
에너지 안보와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노리는 이 투자에 대해 에드 밀리밴드(Ed Miliband) 에너지부 장관은 “청정 국내 전력을 확대해 에너지 주권을 회복하고, 세계 최고 기술을 영국에 유치하며, 차세대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양성할 기회를 창출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에서 일어나는 반응과 유사한 방식으로 두 개의 수소 동위원소를 결합해 막대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차세대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그간 영국 내 핵융합 스타트업들은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이로 인해 상용화가 지연되는 한계에 부딪혀왔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그런 벽을 허무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특히 ‘스타메이커 원’은 미국 외 지역에서 설립된 최초의 초기 단계 핵융합 벤처 캐피털 펀드이자, 정부가 직접 투자 파트너로 나선 세계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는 영국이 세계 핵융합 산업의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보여준다.
이번 자금 지원은 단순히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물리학·화학·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고급 전문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영국 내에서 핵융합 산업은 이미 노팅엄셔, 옥스퍼드셔, 사우스요크셔 등지에서 수천 개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향후 ‘옥스퍼드-케임브리지 성장 회랑’ 지역을 중심으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런던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핵융합 산업에 1파운드를 투자할 때마다 영국 경제에 약 4파운드의 가치가 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부 장관이자 성장 회랑 챔피언인 로드 밸런스(Lord Vallance)는 “이 투자는 핵융합 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영국 정부는 4억1천만 파운드를 투입해 핵융합 연구와 국제 협력을 강화한 바 있으며, 이번 투자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영국 원자력청(UKAEA)의 부대표 팀 베스트윅(Tim Bestwick)은 “스타메이커 원 펀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실제 비즈니스로 발전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핵융합 기술이 상업적으로 성공적으로 구현될 경우,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혁신을 일으키고 미래 세대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청정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영국은 지금,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