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유럽 조선소들은 현재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를 운반하는 선박에 중요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이는 키예프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크렘린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최신 무역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LNG 수입이 증가하며, 전 세계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수입 감소 추세를 뒤집은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북극 야말 반도에서 유럽과 기타 지역으로 LNG를 운반하는 15척의 특수 Arc7 유조선은 북극의 얼음을 뚫고 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연중 내내 러시아산 LNG를 선적할 수 있다. 이러한 선박은 까다로운 환경 조건으로 인해 정기적인 수리가 필수적이다. 위성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선박은 프랑스 브레스트의 Damen 조선소와 덴마크 오덴세 근처의 Fayard A/S 조선소 등 두 개의 유럽 항구에서 수리 작업을 받고 있다.

Malte Humpert 북극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유럽 조선소들은 러시아 선박에 대해 필수적인 유지보수 작업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매우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조선소의 출입 금지가 선박의 운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방의 전문 기술이 유조선의 운영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Arc7 선박 중 한 척인 ‘Christophe de Margerie’는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어 더 이상 유럽 조선소를 이용할 수 없으며, 중국에서의 수리 시도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Humpert는 다른 대체 시설이 있더라도, LNG 거래는 그 자체로 수익성이 낮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조선소들이 EU 제재를 위반했다는 증거는 없으나, 프랑스의 Damen과 덴마크의 Fayard A/S는 해당 선박들에 대한 추가 서비스를 계획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은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LNG 수입은 증가했다. 키예프는 이 수입이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지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이전 유럽 가스의 약 40%를 공급했으며,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더 이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 가스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바다를 통해 운송되는 LNG의 경우, 지난해 러시아산 LNG 수입이 18% 증가했다.

Ana Maria Jaller-Makarewicz 에너지 경제 및 금융 분석 연구소 유럽 LNG 트래커 보고서 공동 저자는 "러시아산 LNG 수입이 증가한 이유는 유럽 내 특정 회사들과의 계약 덕분"이라며 "유럽 기업들은 상업적 합의에 따라 가장 적합한 공급처를 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보다 러시아산 LNG 수입을 더 우선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은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25억 달러 규모의 LNG를 수입했으며, 군사 원조로는 5억 달러를 사용했다고 Humpert는 말했다.

유럽연합(EU)은 지금까지 러시아산 LNG 수입을 금지하지 않았으며, 관계자들은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기 전까지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밝혔다. Jaller-Makarewicz는 "러시아산 LNG의 수입 증가가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 중단 약속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물 가격으로 이루어지는 LNG 구매가 EU의 에너지 정책과 상반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LNG를 유럽연합 밖 국가로 환적하는 금지 조치는 올해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