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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북웨일즈 앵글시의 윌버(Wylfa)가 영국 최초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부지로 공식 확정됐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수십 년간 방치돼 왔던 북웨일즈의 핵심 에너지 잠재력이 다시 깨어난다”며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이번 결정은 지역 산업·고용·인프라 전반에 걸친 중장기적 변화를 예고하며, 웨일즈 에너지 산업의 ‘르네상스’로 평가받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은 과거 핵에너지의 선두주자였지만, 여러 해 동안의 무관심과 지연으로 앵글시 같은 지역이 뒤처졌다”며 “규제 혁신, 계획 절차 개편, 성장 지원책을 총동원해 첫 SMR을 앵글시에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SMR은 무엇인가… ‘빠른 건설·높은 안전성·수출잠재력’ 갖춘 차세대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는 전통적인 대형 원전 대비 규모가 작고 건설 기간이 짧으며, 확장성과 안전성을 핵심 장점으로 가진 차세대 원자로 기술이다.
한 기만으로도 수십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여러 기를 조합하면 수백만 가구도 커버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SMR을 ‘청정에너지 강국’ 전략의 핵심 축으로 규정하며, 에너지 자립·국가 인프라 안정·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윌버의 핵산업 부활… “3,000명 고용·수십억 파운드 지역경제 효과”
1960년대부터 원자력 발전의 중심지였던 윌버는 이번 SMR 선정으로 ‘핵심 청정에너지 거점’으로 재탄생한다.
프로젝트는 영국 국유 회사인 그레이트 브리티시 에너지-뉴클리어(GBE-N)가 추진하며, 롤스로이스 SMR이 설계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정점기에는 약 3,000명의 고용이 발생하고, 지역 인프라 투자를 포함하면 경제효과는 수십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넛 모건 웨일즈 자치정부 수상도 “웨일즈가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새로운 원전은 다음 세대를 위한 안정적 일자리와 에너지를 동시에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 청정에너지 전략의 중심… “300만 가구 전력 공급”
정부는 SMR을 통해 약 3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5년 재정 검토(Spending Review)를 통해 25억 파운드 규모 예산을 확보했다.
영국은 동시에 사이즈웰 C 대형 원전 건설도 추진 중이며, 이는 600만 가구 전력 공급·1만 명 고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형 원전+SMR의 ‘투트랙 전략’이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영국 SMR, 해외로 뻗는다… 체코·미국과도 협력
영국은 SMR을 차세대 수출 동력으로도 키우고 있다.
체코와의 민간원전 협력 강화, 롤스로이스 SMR 지분의 체코 에너지 기업 ČEZ(체즈) 참여(20% 지분 인수), 미국과의 원전 규제 조화 협력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H2·SMR 협력 구조와 유사한 형태로, 영국 SMR 산업은 국제 공동사업과 민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2026년 착공 목표… 최대 8기 설치 가능
GBE-N은 2026년 현장 작업을 시작하고, 초기 3기 건설 후 최대 8기까지 확장 가능하다고 밝혔다.
2030년대 중반에는 전력망 연결이 이뤄질 예정이며, 이는 영국의 에너지 자립과 북웨일즈 산업경제에 본격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GBE-N은 올가을까지 추가 대형 원전 후보지를 검토할 계획이며, 향후 힌클리포인트 C와 사이즈웰 C 규모의 초대형 원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윌버, 영국 원자력 미래의 상징될 것”
이번 결정은 과거 무산됐던 원전 프로젝트로 실망감을 겪었던 지역사회에 실질적 전환점을 마련했다.
첨단 기술, 글로벌 협력, 대규모 투자, 고급 일자리 창출이 결합되면서 윌버는 영국의 차세대 원자력 혁신을 대표하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SMR을 통해 에너지 안보, 기후대응, 산업혁신의 3박자를 동시에 달성하는 ‘미래 에너지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