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빌 게이츠가 창립한 차세대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가 영국에 ‘Natrium’ 원자로 배치를 본격 추진하며, 유럽 시장 진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테라파워는 영국 정부에 첨단 원자로 설계에 대한 정식 검토 절차(GDA)를 개시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탈탄소 원자력 기술의 상용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테라파워는 영국 에너지안보 및 넷제로부(DESNZ)에 제출한 공식 서한을 통해 Natrium 원자로 설계에 대한 GDA(Generic Design Assessment)를 신청할 준비가 되었음을 밝혔다. 이 절차는 영국 내 신규 원자로의 상용화를 위한 핵심 규제 검토 단계로, 테라파워의 유럽 진출 전략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Natrium 원자로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활용하고, 용융염 기반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통합한 고속 원자로다. 정격 출력 345MWe에 더해, 에너지 저장 기능을 활용하면 최대 500MWe까지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도 유연한 공급이 가능하다.

테라파워의 CEO 크리스 레베스크(Chris Levesque)는 “영국에서 Natrium 기술의 라이선스를 추진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영미 양국이 향후 10년간 첨단 원자력 기술 도입에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크다”고 밝혔다.

Natrium 시스템은 전통적인 고압 경수로와 달리 약 350도에서 저압으로 작동하며, 중력과 열 대류 같은 자연 현상을 통해 수동 냉각이 가능하다. 이는 구조적 복잡성을 줄이는 동시에 안전성을 높이는 설계로 평가된다.

특히 원자로 핵심부와 에너지 저장 및 출력 시스템을 물리적으로 분리(디커플링)함으로써,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이 동시에 향상된다. 비원자력 부문 전문가가 플랜트의 상당 부분을 관리할 수 있어 인건비와 유지비 절감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테라파워는 현재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첫 번째 Natrium 원자로 건설을 진행 중이며,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건설 허가 신청 승인 등 여러 규제 장벽을 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영국 GDA 절차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가 넷제로 달성과 재생 에너지 보완을 위한 안정적 기저 부하 전원을 모색하는 가운데, 테라파워의 나트리움 원자로는 탄소 없는 에너지 미래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