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영국 육군이 고주파 전자기파를 활용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RF DEW)로 드론 떼를 순식간에 제거하는 데 성공하며, 저비용·고효율의 새로운 방공 체계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발사당 단 10페니(약 130원)라는 파격적 비용으로, 최대 1km 거리에서 다수의 드론을 실시간 무력화하는 기술이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현대전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드론은 군사뿐 아니라 민간 항공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18,000회의 드론 공격을 감행했으며, 미국에서도 민간 항공기와 드론 간 충돌 직전의 위기 상황이 241건에 달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처럼 작고 저렴한 드론이 떼 지어 기존 방공망을 교란하거나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응하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무기 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이에 따라 영국 국방부는 ‘프로젝트 일링(Project Ealing)’의 일환으로 4,000만 파운드(약 5,300만 달러)를 투입해 RF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개발했다.
이 무기는 드론의 제어 신호를 방해하는 기존 전자전 장비와 달리, 강력한 고주파 전자기파로 드론 내부 전자 장치를 혼란시키거나 파괴하는 방식이다. 즉, 드론을 물리적으로 파괴하지 않고도 거의 즉시 무력화할 수 있어 군사기지와 공항 등 주요 시설 방어에 최적화돼 있다.
가장 최근 진행된 웨스트 웨일스 현장 테스트에서는 RF DEW가 두 개의 드론 편대를 한 번에 제거했으며, 총 100대의 드론이 테스트 과정에서 무력화됐다.
RF DEW는 Team HERSA라는 이름의 컨소시엄이 개발을 주도했다. 이 컨소시엄은 영국 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 방위장비지원청(DE&S), Thales UK, QinetiQ, Teledyne e2v, Horiba Mira 등 국방 및 기술 전문 기관들로 구성되어 있다.
Mayers 병장(106연대 왕립 포병대)은 “RF DEW는 배우기 쉽고 조작이 간편하다”며 “향후 출력과 사거리 개선이 이뤄질 경우 계층화된 방공망의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기대를 밝혔다. 특히 이 시스템은 고도로 자동화되어 있어 트럭이나 장갑차에 탑재해 한 명의 조작자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전 배치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저렴한 비용, 신속한 반응, 자동화된 운용 능력까지 갖춘 RF DEW는 향후 전 세계 방공 전략의 핵심 무기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