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LG전자가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와 손잡고 상업용 로봇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양사는 공동 개발한 호텔 청소 전용 자율주행 로봇을 미국 호텔에 시범 도입하며, 본격적인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LG Electronics USA는 최근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혁신 조직 ‘메리어트 디자인 랩(Marriott Design Lab)’과 협업해 개발한 상업용 자율진공청소기를 공식 공개했다. 이 로봇은 메리어트 호텔에서의 시범 운영을 거쳐 향후 글로벌 접객 산업 현장에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
LG Electronics USA의 마이클 코슬라(Michael Kosla) 수석 부사장은 “이번 협업은 접객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호텔 직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이며, 연회장과 복도 같은 넓은 공간을 자동으로 청소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심야에도 조용하게, 넓은 공간도 척척… ‘호텔 맞춤형’ 로봇 청소기
LG 로봇 청소기는 호텔 및 리조트 등 상업 시설의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 설계됐다. 강력한 흡입 성능과 함께, 라이다, 비전, SLAM(동시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 센서가 융합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해 복잡한 구조의 실내 공간에서도 정확한 거리 측정과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이 로봇은 각 호텔 환경에 맞춘 맞춤형 지도를 기반으로 청소 경로를 생성하며, 3리터 용량의 대형 쓰레기통과 흡입·브러시 복합 청소 방식으로 종이 조각 같은 큰 이물질도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손님 동선이 적은 심야 시간에 자동으로 넓은 공간을 청소할 수 있어, 투숙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적합하다.
운영 편의성도 크게 강화됐다. 다국어를 지원하는 모바일 앱과 클라우드 기반 관리 플랫폼이 함께 제공돼, 로봇의 위치·배터리 상태·청소 진행률 등 주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운영자는 복수의 유닛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으며, 청소 이력을 바탕으로 통계 분석도 가능하다.
메리어트와의 협업, LG 로봇 전략 본격 시동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운영 책임자 로버트 구이디스(Robert Guidice)는 “이번 협업은 LG와 메리어트가 호스피탈리티 운영 혁신을 위한 공동의 비전을 실현한 결과”라며, “기술을 통해 호텔 직원들이 보다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업계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미 다양한 메리어트 계열 호텔에 TV 등 솔루션을 공급해온 바 있으며, 이번 청소 로봇 협업은 이러한 파트너십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 메리어트 디자인 랩은 호텔 운영에 활용 가능한 혁신 기술을 연구·테스트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맡고 있어, 로봇의 실전 투입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중요한 시험장이 될 전망이다.
한편 LG는 로봇 분야에서의 기술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월,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기업 ‘베어 로보틱스(Bear Robotics)’의 지분을 과반 이상 확보하며 로봇 사업 확대를 공식화했다. 이번 인수로 LG는 기존의 ‘CLOi’ 로봇 라인과 베어 로보틱스의 기술을 통합해 상업용 로봇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