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시멘트생산지역주민과 시민단체를 비롯해 환경산업계 등으로 구성된 ‘시멘트환경문제해결 범국민대책회의'가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회의는 그동안 현재 시멘트업체가 공개하는 폐기물 정보를 확인하기가 매우 까다로워 합리적인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주장해 왔다. 특히, 이들은 시멘트의 경우 벌크제품이 95%, 포대제품이 5%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효과적인 정보공개 방안이 시급하다고 촉구해왔다.
시멘트환경문제해결 범국민대책회의(의장 박남화, 이하 대책회의)는 27일 국회 도서관에서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이학영 국회부의장,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정, 박해철 의원, 김천주 한국여성 소비자연합회장, 정혁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공동대표, 장준영 환경자원순환업생존대책위원회 위원장, 홍순명 한국환경기술사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날 대책회의는 폐기물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순환자원으로 사용되기 위한 4대 활동 방향으로 ▲시멘트업계의 폐기물처리에 따른 환경기준 강화와 반입폐기물 관리의 투명성 확보 ▲ 폐기물처리 체계의 역할분담으로 건강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노력 ▲ 지역주민과 국민건강, 환경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 수립 ▲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멘트환경문제해결 범국민대책회의는 10대 요구사항을 다시한번 강조하며 반환경적.사회적 기준과 특혜 개선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세부 계획으로 시멘트환경문제해결 범국민대책회의는 그동안 촉구해온 10대 요구사항인 ▲시멘트공장 반입폐기물의 중금속·발열량 자율검사→법정검사 전환 ▲시멘트공장 ‘질소산화물(NOx)’ 배출기준(270ppm)을 50ppm으로 강화 ▲시멘트공장 ‘총탄화수소(THC)’ 굴뚝자동측정기기(TMS)에 추가 ▲ 시멘트 소성로 ‘표준산소농도’ 기준 13%에서 10%로 강화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시멘트공장 예열기 시설을 폐기물처리시설과 동일한 기준 적용 ▲시멘트 6가크롬(Cr6+) 유럽기준으로 강화 ▲시멘트에 사용된 폐기물의 종류, 구성성분을 시멘트 포대에 표시 ▲오염 저감 시설 강화 없는 ‘폐기물 반입세’ 도입 반대 ▲ 시멘트업계 지역사회공헌상생기금 세부 내용 공개 촉구 ▲ 시멘트공장 주변 주민건강조사지역 확대 등도 요구했다.
이날 박남화 시멘트환경문제해결 범국민대책회의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시멘트 공장에서 폐기물을 연료나 원료로 사용하면서 질소산화물(NOx) 등의 유해 물질이 대량 배출돼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이 미흡하고, 시멘트 공장의 오염 배출 기준과 환경 관리 수준이 매우 낮은 상태로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남화 의장은 이어 “심각한 환경 오염에 노출돼 있는 충북 북부권과 강원도 동남부권 등 시멘트벨트 지역의 주민들의 건강악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국민적 대책회의를 결성했다”며 “범국민대책회의 깃발 아래 굳건히 뭉쳐 우리 고장, 우리나라, 우리 국민이 깨끗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나가자”고 당부했다.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시멘트공장의 폐기물이 안전하게 순환자원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이 훨씬 강화돼야 한다”며 “환경문제는 미래 세대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시멘트공장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상황이라면 조속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그동안 폐기물 사용 시멘트의 문제점들이 제기돼 왔으나,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대다수 국민은 발암물질과 중금속 등이 가득한 각종 폐기물을 투입해 생산된 시멘트인 만큼, 어떤 폐기물이 포함됐는지, 어떤 중금속 성분이 들어있는지 알 수 있도록 ’폐기물 사용 시멘트 정보공개‘를 위한 하위법령 개정에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학영 국회 부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시멘트에 투입되는 폐기물의 비율이 2005년 5%에서 2024년 현재 20% 가까이 증가하면서 시멘트 제품의 중금속 함유량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관리 기준이 없어 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한 시멘트의 건강 영향 역시 측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국회에서는 시멘트에 사용된 폐기물의 종류와 원산지, 구성성분의 정보공개를 골자로 하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만큼 이제는 법개정에 맞춰 폐기물 사용 시멘트의 정보공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환노위 박정 의원은 축사를 통해 “시멘트에 사용된 폐기물의 종류, 원산지, 구성 성분의 정보 공개를 주요 내용으로 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점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며 “또한 시멘트 공장의 폐기물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지역 주민, 시민단체, 환경산업계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시멘트 환경문제해결 범국민대책회의’의 결성은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깊이 있는 논의와 적극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해철 의원은 “최근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폐기물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중금속과 발암물질 등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물질들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회는 '폐기물관리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켜, 시멘트 제조에 사용된 폐기물의 종류, 원산지, 구성성분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법안은 시멘트에 포함된 폐기물 정보를 국민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폐기물 시멘트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시멘트 제조공장 주변의 환경오염 문제로부터 주민들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소비자재단・한국여성소비자연합 김천주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의 건설자재인 시멘트의 성분이 어떤 물질로 이뤄졌는지 우리 소비자에게는 당연한 알권리가 있고 보다 안전한 제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음에도 잘모르고 있었다”면서 “이번 폐기물관리법 개정안 통과로 앞으로 시멘트를 만들 때 폐기물을 사용하면 사용 폐기물의 종류와 원산지, 구성 성분의 정보 공개를 하도록 한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성과”라고 기대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공동대표 장혁진 변호사는 “수십년간 감춰진 시멘트 정보 표시는 환영하지만 벌크 제품이 많은 시멘트의 특성을 고려할 때 더욱 효과적인 정보 공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환경문제는 미래세대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폐기물 관리법 개정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만큼 신속한 하위 법령 개정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의 실천연합 김성달 사무총장은 “중요한 건축자재인 시멘트의 환경오염과 인체 유해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해결 노력이 많이 미흡한 실정이고, 시멘트 생산지역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시멘트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시멘트환경문제해결 범국민 대책회의 출범식을 개최하고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환경자원순환업생존대책위원회 장준영 위원장은 “시멘트공장의 무분별한 폐기물 원료 및 연료로의 확대사용은 폐기물 자원순환 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탄소중립정책에도 반하는 행위”라면서 “또한 시멘트 소성로의 폐기물 연료의 급격한 확대는 환경문제 외에도 기존 소각 에너지업체와 폐비닐 재활용(MR, TR, CR)업체의 원료 부족으로 이어져 조업 축소, 가동중지 등 환경자원순환기반 업계는 실로 고사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이어 “이번 ‘폐기물시멘트 정보공개법 하위법령 정비토론회’에서는 합당한 하위법령이 제안돼 그간 논란이 됐던 제반문제가 해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시멘트 업계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정보공개 도입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국환경기술사회 홍순명 회장은 “국내 시멘트공장의 무분별한 폐기물처리 행태가 40여 년 환경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시멘트공장의 폐기물 사용으로 중금속 함량은 증가하고, 환경적인 유해성·위해성의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홍 회장은 또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그간 제도개선에 미온적이었던 정부가 앞장서서 선진화된 시멘트 시설의 운영 체계와 제도를 새롭게 정립하는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시멘트환경문제해결 범국민대책회의는 강릉·동해·삼척·영월 등 6개 지역 시멘트공장 주민이 모여 ‘전국시멘트생산지역주민협의회’를 창립한 이후 시멘트 환경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던 상황에서 전국적인 연대조직의 필요성을 느끼고, 국회·지역주민·시민단체·환경산업계 등을 망라해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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