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유지, 에너지 변환 및 중수소-삼중수소 연료 사이클을 위한 초전도 토카막 및 통합 서브 시스템을 포함한 FAST 프로젝트의 핵융합 장치 개요 도면(이미지: FAST Project Office)
[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글로벌 핵융합 개발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일본이 2030년대 말 핵융합 기반 발전 실현을 목표로 한 민간 주도 프로젝트 ‘FAST(Fusion by Advanced Superconducting Tokamak)’를 공식 출범시켰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세계 최대의 실험용 핵융합 장치 JT-60SA를 보유한 일본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상업용 핵융합 에너지 실현을 위한 기술 검증과 실제 적용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FAST 프로젝트는 고온 초전도 기술을 적용한 저종횡비 토카막 구조를 기반으로, 중수소-삼중수소(D-T) 반응을 이용한 플라즈마 운전을 통해 실제 핵융합 발전소에 필요한 에너지 변환 및 연료 주기 시스템을 시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 정부와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영국, 미국, 캐나다 등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 체계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
FAST의 프로젝트 매니저 니시무라 미키(Miki Nishimura)는 “이 프로젝트는 실험실 수준의 핵융합 연구를 넘어 상업적 응용 가능성을 직접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빠른 기술 검증과 실제 구현을 중심으로 설계된 만큼, 중수소-삼중수소 반응을 기반으로 한 통합형 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실질적인 전력 생산을 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부분의 핵융합 실험이 중수소-중수소(D-D) 반응에 집중된 것과 달리, FAST는 상업용 발전소에서 실제 사용될 연료 조합인 D-T 반응을 본격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삼중수소 연료를 다루는 동시에, 핵융합 연료 사이클 전반에 걸친 시스템 통합 기술을 검증함으로써 실용화를 위한 핵심 문턱을 넘겠다는 구상이다.
프로젝트는 단계별 로드맵에 따라 추진된다. 2025년까지 개념 설계를 완료하고 부지 선정에 착수하며, 2028년까지 핵심 구성요소 개발 및 엔지니어링 설계를 마무리한다. 이후 2030년까지 건설을 시작해, 2035년까지 첫 플라즈마 점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핵융합 전력 실증은 2030년대 후반에 이뤄질 예정이다.
FAST는 특히 민간 중심의 추진 구조가 특징이다. 일본 내 주요 민간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국립 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동시에 영국, 미국, 캐나다 등과의 국제 협업을 강화하며 글로벌 차원의 연구 생태계도 함께 구축해나가고 있다.
니시무라 매니저는 “일본이 ITER 및 JT-60SA를 통해 축적한 자석, 자이로트론, 중성입자빔 인젝터(NBI) 등 공급망 기술과 설계 역량은 FAST 추진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세계적 협력 아래 이 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상업적 핵융합 발전의 실현 가능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FAST는 고온 초전도 코일을 활용한 소형·고효율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경제성을 확보한다. 데모 장치(DEMO) 및 핵융합 파일럿 플랜트(FPP) 개발에도 직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FAST는 규모는 작지만, 핵심 기술을 통합한 실용 플랫폼으로서 상업적 핵융합 실현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프로젝트는 개념 설계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플라즈마 및 엔지니어링 전문가들이 협업을 통해 초기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동시에 업계 파트너들과의 협력 확대 및 부지 확보를 위한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니시무라는 “기술적 난관은 불가피하지만, 일본과 전 세계의 핵융합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강력한 협력 생태계를 통해 이를 극복해나갈 것”이라며 “FAST는 일본이 주도하되 국제사회와 함께 미래 에너지 시장을 준비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