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맹근 기자]영국이 미국과 손잡고 차세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신을 종합하면 영국 국방부는 최근 미국 NASA와의 협력을 통해 극초음속 추진 시스템의 핵심 기술에 대한 지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엔진은 2030년까지 실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 중인 영국군용 극초음속 미사일에 동력을 공급하게 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며, 기존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차세대 전략 무기로 평가받는다. 빠른 속도는 물론 기동성까지 갖춘 이 무기는, 고속으로 표적을 관통하며 추진력만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어 현대전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선 단순히 빠른 속도를 넘어, 극한의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공기흡입식 엔진이 필수다. 영국이 이번에 실험에 성공한 극초음속 엔진은 기존 로켓 기반 무기들과 달리, 보다 긴 사거리와 낮은 고도 비행이 가능해 요격이 훨씬 어렵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번 정적 시험은 NASA 랭글리 연구센터에서 6주간 진행되었으며, 총 233회의 시험을 통해 다양한 설계안을 테스트했다. 실험은 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 미 공군 연구소(AFRL), 민간 산업체가 함께 참여한 ‘팀 하이퍼소닉스(Team Hypersonics)’ 주도로 진행되었다.

영국은 기술적 세부 사항에 대해선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험된 엔진은 극초음속에서 아음속까지 폭넓은 속도 영역에서 작동하며, 최대 2,000°C 이상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초고온 세라믹(UHTC),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재(CMC), 사전 냉각 시스템 등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온 산화에 강하고 기계적·열적 응력에 견딜 수 있는 신소재를 적용했으며, 유입되는 공기를 감속시키기 위한 가변형 흡입구와 에어 스파이크 등도 도입됐다. 이러한 요소는 극초음속 엔진의 안정성과 연속 추진을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이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우리는 더욱 위험한 세계에 살고 있으며, 혁신과 기술 우위는 곧 억지력의 핵심”이라며, “영국 과학자들과 중소기업의 참여, 그리고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은 우리 국방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