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조남준 기자] 중국이 달 표면에 원자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달 탐사 경쟁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태양광 발전과 함께 달 기지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이 원자로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추진 중인 국제달연구기지(ILRS)의 핵심 에너지 인프라로 기능할 예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국가우주국(CNSA)은 최근 ILRS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달 남극 인근에 자율 운영이 가능한 과학 전초기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지는 장기적인 과학 실험과 자원 활용 연구를 수행하며, 나아가 심우주 탐사의 거점으로 발전하게 된다.

중국의 창어-8호 임무 수석 엔지니어 페이 자오위(Pei Zhaoyu)는 ILRS의 에너지 인프라로 대형 태양 전지판과 달 표면에 설치된 원자로를 결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달의 혹독한 환경과 2주 이상 지속되는 '달의 밤' 동안에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이 원자로는, 달 기지의 상시 운영을 위한 '에너지 생명선'이 될 전망이다.

ILRS는 달의 남극 부근, 물의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건설된다. 달 지질학, 자원 채굴, 천문 관측, 지구 감시 등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며, 건설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기본 모델은 2035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2050년까지 확장형 기지가 구축될 예정이다.

중국은 ILRS를 중심으로 국제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555 프로젝트'를 통해 50개국, 500개 연구기관, 5,000명의 연구자 참여를 유도하는 등 글로벌 우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ILRS 건설의 교두보가 될 창어-8호 임무는 2028년 발사를 앞두고 있다. 착륙선, 탐사 로봇, 다기능 로봇 유닛을 포함한 이 임무는 달 현지 자원을 활용한 건설 기술, 예컨대 3D 프린팅을 이용한 구조물 제작 가능성을 실험할 예정이다. 동시에 약 200kg에 달하는 국제 과학 탑재체도 실어 나르며, 과학 외교의 장을 넓히게 된다.

이번 계획은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도 맞물린다. NASA는 2025년 말까지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인류 주둔을 준비 중이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인공 지능과 원자로 기반의 자동화 기지를 중심으로 한 대안적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 강국들의 '지구 밖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달은 이제 과학 실험의 무대이자 새로운 지정학적 각축장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