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전기차 시대, 보이지 않는 기술 변화가 주행 성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파워트레인 전문 기업 이튼(Eaton)이 전기차 전용 차동장치 ‘EV Truetrac’을 공개하며 이 같은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이튼은 이번 제품을 통해 내연기관 기반 설계를 탈피하고, 전기차 특유의 높은 즉시 토크와 저점도 윤활 시스템에 맞춘 최적화를 실현했다. EV Truetrac은 특히 휠 채터링과 견인력 손실이 빈번한 SUV와 픽업트럭 등 고하중 차량에 적합하도록 개발됐다.
이 장치는 전통적인 Truetrac 기어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EV 환경에 맞게 야금 구성과 기어 형상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는 구동계 전체가 하나의 윤활 시스템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EV Truetrac은 얇고 점성이 낮은 윤활유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이 윤활유는 냉각 기능까지 겸하기 때문에 내구성과 신뢰성이 핵심이다.
작동 원리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이다. 코너링 시 내측 바퀴에 저항이 생기면 피니언 기어가 자동으로 토크를 외측 바퀴로 분산시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한다. 이 과정은 완전히 기계적으로 이뤄지며, 전기 모터의 급격한 토크 변화에도 민첩하게 반응한다.
소음 대응도 중요한 개선점이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 소음이 작동음을 가려주지만,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정숙하기 때문에 차동장치의 소음이 더 도드라진다. 이튼은 기어 간 충격을 줄이고 진동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패키징을 개선해, 조용한 주행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EV Truetrac은 최근 중국 ‘오토 상하이 2025’에서 첫 공개됐으며, SUV 및 트럭 수요가 높은 아시아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튼 측은 “EV Truetrac은 전기차의 새로운 주행 경험을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기계적 단순함 속에서 전기차의 복잡한 조건을 정밀하게 해결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