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프엔 김익수 기자] 유럽연합(EU)이 대륙 전역의 넷제로(Net-Zero) 기술 혁신을 본격적으로 가속한다.
EU 집행위원회는 5일(현지시각) 총 29억 유로(약 4조3,000억 원) 규모의 ‘넷제로 혁신 프로젝트 지원 패키지’를 발표하며, 유럽의 기후중립 목표 달성과 청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자금 지원 계획을 내놨다.
이번 투자는 유럽 배출권거래제(EU ETS) 수익으로 조성된 ‘혁신기금(Innovation Fund)’을 통해 지원되며, 총 61개의 선도적 청정기술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시작된 첫 번째 ‘넷제로 기술 공모(IF24 Call)’의 연속 조치로, 산업 전반의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한 EU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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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야망을 산업 현실로 전환”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자금 지원을 통해 유럽의 기후중립 전환과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Wopke Hoekstra EU 기후·넷제로·청정성장 담당 위원은 “이번 선정은 유럽이 기후 야망을 산업적 현실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청정기술에 대한 투자가 에너지 회복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19개 산업·18개국 참여…10년간 2억2천만 톤 CO₂ 감축 기대
이번에 선정된 61개 프로젝트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 재생에너지 발전, 에너지저장, 청정 모빌리티, 친환경 건축, 산업 탄소 관리 등 19개 부문·18개국에 걸쳐 추진된다.
이들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10년간 약 2억2,100만 톤의 CO₂ 배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매년 유럽 도로에서 약 1,000만 대의 차량을 없애는 효과와 맞먹는 수준이다.
■ 9배 경쟁률…EU 청정산업 열기 ‘후끈’
이번 공모에는 총 359건의 신청서가 접수돼, 217억 유로 규모의 지원 요청이 몰렸다. 이는 실제 가용 예산의 9배를 넘는 수치로, 유럽 산업계가 넷제로 기술 개발에 얼마나 적극적인지를 보여준다.
EU 집행위는 독립 전문가 평가를 거쳐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 △혁신성 △확장성 △비용 효율성 △기술 준비도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이로써 EU 혁신기금의 누적 지원 프로젝트는 270건을 돌파했으며, 창립 이후 약정된 총 지원 규모는 156억 유로(약 23조 원)에 달한다.
■ 다음 단계: 2026년 상반기 계약 체결
선정된 61개 프로젝트는 이제 유럽기후·인프라·환경집행청(CINEA)과 함께 보조금 계약 준비 단계에 돌입한다. 2026년 상반기까지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며, 이후 각 프로젝트별로 기술 결과물 및 자금 일정이 확정된다.
EU는 또한 2025년 12월 차기 ‘혁신기금 공모’를 시작할 예정으로, 유럽을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기후중립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